LA 다저스 산하 로우 싱글A 랜초쿠카몽가 퀘이크스 소속 한국인 투수 장현석(21)이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한 이닝에만 사사구 6개를 남발했다. 3연속 밀어내기로 자멸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장현석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톡턴 배너 아일랜드 볼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 산하 로우 싱글A 스톡턴 포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2⅓이닝 1피안타 4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5일 레이크 엘시뇨 스톰(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과의 개막전에 4이닝 2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이날은 3회를 버티지 못했다. 팀이 3-6으로 패하면서 시즌 첫 패를 안은 장현석은 평균자책점은 2.25에서 7.11로 올랐다.
1회 시작은 삼자범퇴로 좋았다. 알리 카마릴로를 우익수 뜬공, 제러드 스프레이그-롯을 좌익수 뜬공, 카메론 리어리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2회에도 페드로 피네다와 마일스 네일러를 연이어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저먼 오티즈에게 우측 인정 2루타를 허용했지만 세자르 프랑코를 3루 내야 뜬공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그러나 3회 갑자기 제구 난조로 무너졌다. 선두타자 카를로스 프랑코에게 던진 2구째 공이 몸에 맞으면서 흔들렸다. 다음 타자 D.J. 피타로에게 1~3구 연속 볼을 던진 장현석은 4~5구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6구째 바깥쪽 공이 존을 벗어나 볼넷이 됐다.
무사 1,2루에서 카마릴로를 우익수 뜬공 처리했으나 스프레이그-롯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리어리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선취점을 내준 장현석. 계속된 1사 만루에서 피네다에게 초구에 또 몸에 맞는 볼이 나왔다. 연속 밀어내기 실점. 설상가상 그 다음 타자 네일러와 풀카운트 승부에서 또 볼넷이 나왔다. 3연속 밀어내기 실점.

한 이닝에만 볼넷 4개, 몸에 맞는 볼 2개로 무려 6개의 사사구로 자멸한 장현석은 결국 로건 테이블링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강판됐다. 테이블링도 프랑코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주면서 장현석의 실점은 4점으로 불어났다.
비록 이날 경기는 아쉬웠지만 장현석은 다저스가 키우고 있는 특급 우완 파이어볼러. 마산용마고 2학년 때 최고 시속 156km를 뿌리며 괴물 투수 탄생을 알린 장현석은 고교 3학년 때 158km까지 던지면서 메이저리그 관심을 받았다. KBO 신인 드래프트를 포기하고 미국행을 결정한 장현석은 2023년 8월 다저스와 90만 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 ACL 다저스 소속으로 루키리그에서 13경기(10선발·24⅓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8.14 탈삼진 49개를 기록했다. 제구 난조 속에 8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흔들렸지만 9이닝당 탈삼진 18.1개로 강력한 구위를 뽐냈고, 루키리그 파이널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3이닝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노히터로 우승을 이끌었다.

여세를 몰아 8월에 로우 싱글A 랜초 쿠카몽가 퀘이크스에 승격된 장현석은 5경기(5선발·12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2.19 탈삼진 19개로 폭풍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공개된 MLB 파이프라인 유망주 랭킹에서 장현석은 다저스 팀 내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망주가 넘치는 다저스에서 이제 마이너리그 첫 시즌을 보낸 장현석이 꽤 높은 순위에 올랐다.
MLB 파이프라인은 ‘장현석의 패스트볼은 시속 94~96마일(151.3~154.5km)로 최고 99마일(159.3km)까지 나온다. 6피트4인치(193cm) 건장한 체격으로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며 ‘80마일대 중반 슬라이더는 두 번째 플러스 구종으로 지난 여름 70마일대 후반의 떨어지는 커브를 강화했다. 80마일대 후반 체인지업도 예상보다 타자들을 속이기에 좋다’며 ‘투구시 힘이 들어가고 머리가 흔들리는 문제로 인해 지난해 36⅔이닝 동안 볼넷 27개를 내줬다. 다저스는 이 문제가 기술적인 것보다 타겟팅을 잡는 것에 더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의 운동 능력이라면 앞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구와 커맨드를 다듬는다면 잠재적인 2선발급 투수’라고 평가했다.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최정예 전력을 구축할 계획인 한국야구대표팀도 장현석을 주목하고 있다. 아직 싱글A에서 육성 단계에 있는 선수이지만 워낙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KBO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꾸준히 체크 중이다. 장현석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로 야구대표팀에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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