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미국 강정호 스쿨에서 타격 이론을 정립한 ‘잠실 거포’ 김재환(두산 베어스)의 시즌 타율 2할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2군으로 향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외야수 김재환, 내야수 오명진을 말소하고, 신인 내야수 박준순, 포수 장승현을 새롭게 등록했다.
2025시즌에 앞서 두산 타선을 이끌 ‘강한 2번타자’로 낙점된 김재환. 시범경기 최종전 홈런에 이어 시즌 첫 경기였던 인천 SSG 랜더스전 2루타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출발이 산뜻했지만, 3월 월간 타율 2할4푼2리에 이어 4월 들어 타율 1할3푼6리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3월 29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2루타를 끝으로 장타가 자취를 감추면서 사령탑이 김재환을 기용할 이유가 사라졌다.
김재환은 결국 15경기 타율 2할(55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을 남기고 시즌 첫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환이 김재환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아직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다음 주 화수목 경기가 없어 이번 말소로 열흘 가운데 6경기에 빠진다”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창원NC파크 안전 점검 진행으로 15일~17일 창원 NC 다이노스 3연전이 연기됐다.
김재환은 작년 29홈런 부활에 만족하지 않고 2년 연속 미국에 있는 ‘전직 메이저리거’ 강정호 스쿨로 향해 비활동기간을 보냈다. 부활을 도운 강정호의 고액 과외를 받은 뒤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 참가했고, 취재진과 만나 “지난 시즌은 새롭게 배운 이론을 정립하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공을 보는 방법 자체를 아예 바꿨다. 미국에 다녀와서 혼자 연습을 해보니 작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진 걸 확인했다”라고 흡족해했다.

하지만 김재환은 시범경기부터 8경기 타율 1할3푼 1홈런 3타점의 저조한 기록을 남기며 우려의 시선을 낳았다. 그럼에도 사령탑은 “김재환 정도의 클래스라면 시범경기 성적이 큰 의미가 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김재환을 향한 신뢰가 있고, 지금 안 좋지만, 정규시즌 들어가면 당연히 원래 모습을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안 좋은 게 시즌에서 더 좋아질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라고 믿음을 보였는데 개막 후 17경기 만에 이천 신세를 지게 됐다.
김재환의 2군행이라는 큰 결단을 내린 이승엽 감독은 “김재환이 본인의 모습을 찾고 오면 좋겠다. 김재환이 빠지면 팀에 타격이 크다”라며 “(김)재환이에게 ‘지금 좌투수가 나오면 빠지고, 경기 중간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말자. 돌아왔을 때는 원래 김재환의 모습으로 남은 게임을 (투수가) 누가 나오든지 다 뛴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 달라’고 부탁하고 보냈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김재환이 열흘의 이천 생활을 통해 잠실거포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재환은 팀의 부활과 예비 FA라는 두 가지의 무거운 미션을 안고 2025시즌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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