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위가 최고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마무리투수 정해영(25)의 구위를 칭찬했다. "지금까지 지켜본 해영이의 구위 가운데 올해가 최고인 것 같다"는 극찬이었다. 고졸 2년차 2021년부터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며 통산 125세이브를 따냈다. 작년에는 세이브 1위에 오르며 우승 주역을 활약했다.
정해영은 올해 6경기에 등판해 1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것은 1경기에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바로 3월2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광주경기에서 3-2로 앞선 9회초 등판했으나 2안타 2볼넷을 내주고 3실점했다. 충격의 첫 블론세이브였다.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구속이 150km를 넘겼다. 원래 볼끝이 좋은 투수로 잘 알려져있다. 구속까지 올라오면서 위력이 좋아졌다. 종슬라이더에 스플리터에 커브까지 간간히 던지고 있다. 실제로 이후 4연속 세이브를 따내면서 든든한 마무리 투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IA는 작년 우승을 달성한 이후 불펜에 변화가 생겼다. 우승 필승맨 장현식이 FA 자격을 얻어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대신 키움 마무리 투수로 지낸 조상우를 영입했다. 현금 10억 원과 2025 신인지명권 두 장을 얹혔다. 2020시즌 33세이브을 다낸 강력한 제2의 마무리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정해영을 자극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내가 마무리 투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이미 이범호 감독이 "9회에 나가는 투수는 정해영"이라고 마무리 발령을 냈는데도 자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캠프부터 140Km대 후반의 볼을 뿌리더니 첫 불론의 충격도 이겨내고 있다. 2년 연속 세이브왕 도전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다만 우승 불펜이 흔들리는 점이 변수이다. 조상우는 아직까지는 2020시즌의 강력한 직구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노련한 피칭으로 이닝을 소화해주고 있다. 4홀드 평균자책점 2.57를 기록하며 연착륙을 하고 있다. 작년 후반 부진했던 최지민이 9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2.35의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세 선수만으로 꾸려갈수는 없다. 필승조의 한 축 전상현(ERA 14.73)이 살아나야 한다. 아울러 ERA 13.50 곽도규와 이준영(ERA 5.06), 2군에 내려가 있는 임기영까지 정상회복이 되어야 안정된 불펜을 가동할 수 있다. 홀드가 많아져야 세이브행진도 이룰 수 있다. 다 함께 살아나야 한다.
타선의 득점력이 너무 약해진 점도 불안요소이다. 한 점 등 박빙 승부가 많으면 불펜투수들이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이 감독은 "타격이 살아나야 불펜도 안정된다. 불펜이 올라갔을때 2~3점 이기고 있어야 편안하게 던질 수 있다. 공격력이 살아나면 불펜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을 것이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작년에는 다른 마무리 투수들의 부진이 있었기에 세이브왕에 오를 수 있었다. 31세이브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다르다. KT 박영현, 두산 김택연, 한화 김서현 등과 정면승부를 펼쳐야 한다. 젊은 마무리들의 경쟁이다. 1위 세이브 숫자가 작년보다는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해영이 도전에 응전해야 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