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불과 5개월 남짓됐다. 2024시즌 막판인 스토브리그에 그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였다. 발화점은 재계약 불발이었다. '남았어야 한다'와 '프로의 선택일 뿐' 이라는 화두가 팽팽하게 힘겨루기를 했다.
사실 이적은 뜻밖이었다. 이전 소속팀인 T1은 워낙 팬덤이 두터운 팀이었고, 그 역시 지지가 큰 선수였다. 하지만 나름의 이유는 분명했다. 역대 탑 라이너 최고 대우였고, 떠오르는 강호인 한화생명에서 새로운 출발 역시 나름 셈법부터 시작해 이해 못할 대목은 아니었다.
검붉은 행복 날개 대신 오렌지색 전차에 탑승하며 유니폼 색깔이 달라졌지만, '제우스' 최우제라는 사람의 본질은 여전했다. 그는 여전히 승부욕이 넘쳤다. 팀 승리를 만족해하면서 자신에게는 끊임없는 채찍질로 경기를 돌아봤다.
한화생명은 9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정규시즌 1라운드 DNF와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제카’ 김건우 1세트 아지르, 3세트 아칼리로 ‘불독’ 이태영을 압도하면서 팀의 연승을 견인했다. '피넛' 한왕호는 정글러 최초로 5000 어시스트의 주인공이 됐다. '페이커' 이상혁, '리헨즈' 손시우에 이어 LCK 통산 3번째 5000 어시스트의 금자탑을 세웠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한화생명은 2승 1패 득실 0을 기록하며 개막전 패배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 후 OSEN를 만난 '제우스' 최우제는 "승리했지만, 개인적으로 잔 실수가 많았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를 계속 거듭하면서 수정할 건 보완하려고 한다. 이번 경기만 이야기한다면 2세트는 좋지 못했다"라고 담담하게 경기를 돌아봤다.
덧붙여 그는 "2세트의 경우 예상할 수 있는 타이밍에 라인 개입으로 손해를 봤다. 뻔하게 올거라는 걸 아는 순간 당한거라 실수라고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개막 이후 얼마 안된 상황이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끼고 있다. 그런 면에서 성장을 지켜봐주시면 재미있으실 것 같다"며 답했다.
탑에서 준비하고 있는 히든 픽에 대한 물음에 최우제는 "자세하게 모든 걸 이야기 드릴 수 없지만, "탑 니달리 같은 경우 타 리그인 LPL에서도 나오고 있는 픽이라 충분히 쓸 수 있는 픽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니달리외에도 여러 챔프들을 소화할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귀뜸했다.
동료들과 호흡을 묻자 최우제는 "(한)왕호형이 5000 어시스트를 달성했는데, 정글러로는 처음이라 놀라웠다. 너무 축하드린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제카' 선수와 '바이퍼' 선수, '딜라이트' 선수까지 다른 선수들도 항상 잘 해줘서 곁에서 보고 배우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우제는 다음 상대인 T1과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짧고 굵게 전했다. 선수로서 압박감과 부담감에 끌려다니기 보다 긍정적인 면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자신의 신념을 힘주어 밝혔다.
"선수로서 어떤 상황이나 그에 따른 압박감과 부담감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어떻게 받아들이고 현실에서 좋은 쪽으로 방향을 잡냐고 중요하다. 선수는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좋기에 그려려고 한다. 다음 상대 T1이 워낙 강팀이기에 잘 준비해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