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김태형 감독에게 5할 승률이 이렇게 멀어보일 수 있을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다시 한 번 일요일 5점차 역전패로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했다.
롯데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9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롯데는 8승10패1무에 머물렀다.
롯데는 이날 1회부터 NC 선발 이용찬을 공략했다. 1회 선두타자 황성빈의 볼넷과 고승민의 좌전안타, 나승엽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레이예스가 삼진, 유강남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 2사 만루가 됐다.
그러나 김민성의 밀어내기 사구로 선취점을 뽑았고 전준우의 좌중간 2타점 2루타, 장두성의 우중간 2타점 2루타로 5-0의 리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5점의 리드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날 선발 투수는 김진욱. 4선발로서 올 시즌 3경기 17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고 있었다. 점점 안정감 있는 투수로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김진욱은 첫 4일 휴식 등판의 여파 때문인지 구위와 제구 모두 정상적이지 않았다.
5점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은 권희동과 김주원을 잘 잡아냈다. 하지만 2사 후 손아섭에게 우선상 2루타를 허용한 뒤 박한결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129km의 슬라이더가 한복판 높은 코스로 밋밋하게 들어갔다. 뒤이어 등장한 오영수는 삼진 처리하면서 1회는 마무리 했다.

위기가 1회 단발성으로 끝나기를 바랐다. 그러나 김진욱은 2회 선두타자 데이비슨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김태형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와 김진욱과 얘기를 나눴다.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모르지만, 공격적인 승부를 주문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김진욱은 후속 김휘집에게 초구 142km 패스트볼을 집어넣다 곧장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승부는 승부지만 정직했다. 결국 5-4까지 쫓겼다. 이후 김진욱은 더더욱 흔들렸다. 김현준에게 볼넷을 내줬고 서호철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지만 권희동 김주원에게 다시 연달아 볼넷을 내줬다. 결국 1사 만루에서 김진욱은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뒤이어 올라온 박진은 1사 만루에서 폭투로 1점 손아섭에게 희생플라이로 1점을 실점했다. 김진욱의 책임주자 2명이 더 홈을 밟았다. 김진욱의 기록은 1⅓이닝 3피안타(2피홈런) 4볼넷 2탈삼진 6실점. 5-0의 점수가 2회에 5-6으로 뒤집어졌다.
난타전 양상으로 끌고 가야 했지만 NC 선발 이용찬이 2이닝 5실점을 기록하고 내려간 뒤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NC 두 번째 투수 손주환에게 3회부터 5회까지 안타 1개 볼넷 1개만 얻어낸 채 틀어막혔다. 6회에 올라온 김진호에게도 볼넷 1개만 얻어냈을 뿐이었다.

7회부터 반격에 나섰다. 한재승을 상대로 레이예스가 좌전 안타, 정보근이 볼넷을 얻어내 무사 1,2루 기회를 얻었다. 타석에는 최근 타격감이 괜찮고 작전 수행 능력도 좋은 김민성이 들어섰다.
하지만 김민성은 NC의 다시 바뀐 투수 전사민을 상대로 번트 작전을 수행하지 못했다. 결국 유격수 땅볼을 치면서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계속된 2사 3루에서 전준우가 기사회생하며 적시타를 만들었다. 포수 파울플라이로 이닝이 끝났어야 했지만 NC 포수 김형준이 놓치면서 기회가 이어졌다. 결국 유격수 내야안타를 치면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6-7로 따라 붙었다.
하지만 롯데는 기회에 비해 부족한 점수를 뽑았다. 다시 희망을 붙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어진 7회말 2사 1루에서 김형준에게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다시 6-9로 격차가 벌어졌다. 사실상의 쐐기포였다. 롯데는 추가 실점 없이 8회까지 마쳤지만 8회초 볼넷 2개로 만든 1사 1,2루 기회에서 나승엽과 대타 정훈이 모두 놓쳤다. 레이예스가 앞서 7회 수비부터 근육통으로 빠진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롯데는 이로써 올 시즌 일요일 경기 3연패(1무3패)를 기록하게 됐다. 3월 23일 개막시리즈에서 LG 트윈스에 2-10으로 완패를 당했다. 그리고 3월 30일 사직 KT전에서는 4-4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주인 6일 사직 두산전의 경우 이날 경기와 양상이 비슷했다. 초반 5-0으로 주도권을 잡았지만 추가점을 뽑지 못하며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했다. 경기 후반 다시 12-7의 5점 차 리드를 만들었지만 거짓말 같이 8실점을 하며 12-15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그리고 이날 다시 맞이한 일요일 경기에서 5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와 마주했다. 롯데로서는 노이로제와 징크스에 시달릴 법한 상황이다.
아울러 5할 승률에도 실패했다. 지난 6일 경기를 앞두고 5승 6패 1무로 5할 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12-15 역전패로 실패했다. 이번에도 8승 9패 1무를 기록하고 있었고 5할 승률을 노렸지만 역전패로 실패했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5할 승률을 한 번도 달성한 적이 없다. 10경기 이하든, 10경기 이상이든 5할 승률을 찍어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지난해 19경기를 치를 시점에서 승률은 4승 15패였다.
롯데는 창원 NC파크의 사정으로 이번 3연전을 원정팀 자격으로 치렀지만 이동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다음 주중 3연전도 사직구장에서 열린다. 키움 히어로즈를 만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