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홍화연이 ‘보물섬’ 촬영 비하인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2일 종영한 드라마 ‘보물섬’에서 여은남 역을 맡은 배우 홍화연은 최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OSEN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홍화연은 ‘보물섬’에서 대산에너지 사원이자 대산그룹 차강천 회장(우현 분)의 외손녀 여은남 역으로, 복잡한 내면의 심리 변화를 절제된 감정선으로 표현하며 마지막까지 깊은 존재감을 남겼다.
홍화연이 맡은 여은남은 대산그룹 외손녀라는 신분을 숨긴 채 대산에너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상무 서동주(박형식 분)와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서동주는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대산그룹 외손녀와의 정략결혼 제안을 거절했고, 그 결과 여은남은 비선실세 염장선(허준호 분)의 조카인 검사 염희철(권수현 분)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방송 초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상무 서동주와 사원 여은남이 데이트통장을 사용한다는 점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과 함께 두 사람이 피임 도구 없이 성관계를 하는 듯한 장면이 묘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홍화연은 “데이트통장이나 공동 통장에 대한 거부감이나 의아함은 없었다. 동주가 상무긴 하지만 사실 은남이는 동주보다 돈이 훨씬 많은 사람이라 기꺼이 해줬을 것 같다”며 “‘그냥 하자’ 장면에 대해 시청자분들이 ‘은남이 임신하는 거 아니냐’고 엄청 신경 써주시더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그런 추측은 상상도 못 했다. 시청자분들이 정말로 은남이의 임신 여부에 그토록 집중하실 줄 몰랐다”며 “사실 그때 저는 은남이의 감정에만 집중해서 촬영했기 때문에, 마지막 밤이라는 점과 더욱 열렬한 사랑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만 몰입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극 중 사랑했던 상대 박형식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홍화연은 “선배님은 평소에도 좋은 평가만 듣던 분인데, 역시나 현장에서도 좋은 모습만 보여주셔서 감사했고,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다”고 표현했다.

이어 그는 “1회에 나오는 장면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초반에 그 장면을 잘 만들어야만 이후 동주가 배신감을 느끼고 계획을 실행할 때 설득력이 생기기 때문이다”며 “그때 서로 깊이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자는 이야기를 나눴고, 감독님과 선배님 모두 그런 장면은 시간을 가진 뒤에 촬영하자고 해서 2~3개월 뒤에 1회 분량을 본격적으로 찍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화연은 “처음 만났던 카페 장면, 주차장, 타투 장면 등 초반 데이트 장면부터 촬영을 시작해 서로 익숙해지고 현장에 적응했을 즈음 결혼식 장면을 찍었기 때문에 두 사람의 감정을 더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 장면을 촬영할 당시에는 동주의 출생의 비밀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난 동주를 너무 사랑하지만 허일도를 밀어내기 위해 결혼한다'는 감정에만 집중했었다”며 “은남이와 나 역시 출생의 비밀을 몰랐던 덕분에 당시에는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 비밀은 중간에 알게 됐다. 처음엔 '여순남의 아들?' 하고 놀랐다가 며칠 뒤엔 '그건 착각이고, 사실 허일도의 친아들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궁금증으로 대본을 기다렸다”고 털어놨다.
홍화연은 “제가 결혼한 뒤로는 박형식 선배님과 나누는 대사가 전혀 없는데, 한번은 멀리서 쳐다만 보니까. 눈 마주치고 있을 때 멀리서 ‘무슨 생각하셨어요?’ 물었다. “그때가 희철 씨랑 크게 싸워서 눈에 멍들고 팔찌도 망가진 상태였다. 선배님은 '잘 살아야지, 왜 저렇게 지내고 있냐'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고 하시더라. 그 마음으로 촬영을 하니까 다른 마음으로 촬영하게 되더라. 그게 재밌고 좋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cykim@osen.co.kr
[사진] BH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