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살’ 가정폭력 피해자가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14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이하 물어보살)에서는 계속되는 재혼과 지속적인 학대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사연자가 이모와 함께 등장했다.
이날 사연자는 등장과 함께 약을 먹어 눈길을 끌었다. 힘겹게 말문을 연 그는 “제가 20살 초반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엄마한테 당했던 아동학대나 트라우마 때문에 아직까지 극복을 못하고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면서 지내고 있다. 어떻게 하면 털어내고 사람답고 살 수 있을까”라고 털어놨다.
엄마의 가정폭력이 있다는 말에 서장훈은 아빠에 대해 물었다. 이에 사연자는 “복잡하다. 거쳐간 분들이 4명이다. 생부는 아예 모른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형제 관계도 복잡했다. 첫 번째 새아버지의 자녀가 있었지만, 첫 번째 이복 동생은 친모의 존재도 모른 채 절로 보내졌고, 세 번째 새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이복 동생은 함께 이모네에서 살다가 사정상 다시 친부로 돌아갔다고.

이어 사연자는 “두 번째 새아빠가 엄마의 학대로부터 막아줬다. 새아빠가 안 계실 때는 방치를 한다던가 밥도 안 주고 방치를 했다”라며 두 번째 새아빠와 이혼 후 보육원 방치까지 있었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사연자가 초등학교 3~4학년이 됐을 무렵, 엄마는 두 번째 남편과 이혼 후 부천으로 내려와 동거남과 함께 살게 됐다고. 동거남에 대해 “그분은 큰 거만 이야기하면 한 번은 제가 말을 안 듣는다고 추운 겨울 밤에 저를 속옷만 입히고 옥상으로 끌고 올라갔다”라고 떠올렸다. 이때도 엄마는 방관은 물론, 오히려 사연자 탓을 했다고.
이후 사연자는 엄마가 세 번째 남편과 마지막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자신을 차별하고 학대하더니 고아원으로 보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어느 날 아침에 짐을 싸더니 차에 태워 임시 쉼터에 갔다. 쉼터 선생님들이 나를 보더니 ‘네가 현주구나’라고 했다. 그때 ‘드디어 버림받는구나’ 직감했다”라며 중학교 1학년이 될 때까지 무려 2년이나 지냈다고 회상했다.

사연자는 몰래 엄마를 찾아가 시키는 것 다 잘할테니 데리러 와달라는 쪽지를 남겼고, 집안일을 성실하게 하겠다는 각서를 쓰면서 집에 돌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엄마의 학대는 멈추지 않았다. 사연자는 “방에 가둬 놓고 때리고, 머리끄덩이 잡히는 것과 싸대기는 기본. 동생들도 육아해야 했다. 학교도 뒷전으로 하고 집안일을 다 했다”라며 결국 육아 우울증이 찾아왔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엄마는 언제 돌아가셨냐는 물음에 사연자는 39살에 돌연사 했다고 밝혔다. 이후 상황으로 사연자는 “이모가 나를 데리고 갔다. 이모 집에서 들어가면서 정신질환 증상이 하나씩 나타났다”라며 “엄마가 손가락질 하면서 ‘내가 죽었는데 네가 살아있어’라는 말을 건네는 모습이 보인다”라고 병원에서 조현병,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가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진 사연자는 현재 해리성 기억장애 증상까지 있다고 고백했다. 서장훈은 털어내고 싶다는 사연자에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어도 당사자가 없다. 또 다른 사과받을 사람은 새 아빠 중 2명인데 그 사람들도 ‘나는 너를 자식으로 생각해서 훈육을 했다’고 할 거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나마 안좋은 기억들을 조금이나마 많이 잊어버리고 살 수 있는 방법은 네 몸과 머리를 바쁘게 돌려야 한다. 조금이라도 덜 나게.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에 본인이 더 힘들어진다”라고 조언했다.
사연자가 노력했지만 3개월을 못 버텼다고 하자 서장훈은 “너는 아직 어리고 살아가야 할 날들이 많다. 과거에 얽매여 있을 때가 아니라 진짜 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될까가 훨씬 더 중요하다. 언제까지 누굴 탓하고 이럴 겨를이 없다. 앞으로 1년 목표 잡고 딱 1년만 버텨라. 그냥 해라”라고 당부했다.
이수근도 “웃을 때 너무 예쁘더라. 노력해봐라. 목표를 한 번 세워봐. 네가 즐거워하는 게 뭔지 생각해봐”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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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