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타자들인데…" 이정후 월드클래스 인정받았다, 연봉 397억 투수도 이런 굴욕은 처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4.15 06: 31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뉴욕을 강타했다. 이정후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은 투수 카를로스 로돈(33·뉴욕 양키스)도 이런 굴욕은 처음이다. 
이정후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 4회 추격의 솔로포 이어 6회 역전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폭발하며 3타수 2안타 4타점 1볼넷으로 샌프란시스코의 5-4 역전승을 이끌었다. 
홈런 2개 모두 양키스 좌완 로돈에게 친 것이었다. 4회에는 로돈의 6구째 가운데 낮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월 솔로포로 장식했고, 6회 1사 1,2루 찬스에선 5구째 한가운데 높게 들어온 커브를 공략해 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로돈이 좌타자에게 한 경기 홈런 2개를 맞은 건 개인 통산 202경기 만에 처음이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뉴욕 양키스 카를로스 로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한 뒤 올해로 11년차가 된 베테랑 로돈은 2022년 12월 양키스와 6년 1억6200만 달러에 FA 계약을 했다. 올해 연봉만 2783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97억원에 달하는 정상급 선발투수로 지난해 개인 최다 16승 올렸다. 그런 투수가 이정후에게 호되게 당한 것이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로돈은 “투스트라이크에서 맞은 것에 좌절감을 느낀다. 3-1로 앞서 있었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고 싶었다. 내가 조금 더 잘 던져야 했다. 상대는 빅리그 타자들이고, 세계 최고의 타자들인데 커브를 끔찍한 실투로 던져 혼쭐이 났다”며 이정후를 인정하는 코멘트를 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회 1사까지 노히터로 막다 이정후에게 첫 안타로 홈런을 맞은 로돈. 6회 역전 스리런 홈런 허용이 뼈아팠다.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몸쪽 싱커를 이정후가 파울로 커트하자 로돈은 느린 커브를 택했다. 그러나 한가운데 높은 실투가 됐고,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로돈은 타구를 바라본 뒤 인상을 크게 찌푸렸다. 
로돈에게 커브를 요구한 양키스 포수 J.C. 에스카라는 “이정후에게 경기 내내 커브를 보여주지 않았다. 싱커와 패스트볼로 투스트라이크를 만들었고, 유인구로 삼진을 잡으려고 했는데 이정후가 좋은 스윙을 했다”고 인정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도 “로돈의 구위는 훌륭했다. 모든 공으로 헛스윙을 만들어내며 잘 던졌지만 (이정후에게) 커브를 잘못 던져서 맞은 스리런 홈런이 우리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며 6회 이정후의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승부처로 꼽았다. 
치명적인 홈런을 맞은 로돈은 이날 5⅔이닝 3피안타(2피홈런) 3볼넷 8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시즌 3패(1승)쨰를 당하며 평균자책점 5.48. 이정후에게 허용한 홈런 2개를 빼면 1피안타로 공 자체는 좋았다. 
[사진] 뉴욕 양키스 카를로스 로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정후는 “로돈의 구위가 좋았기 때문에 모든 공을 당겨치려 하지 않고 센터 방향으로 보내려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이정후가 양키스타디움에서 대단한 시리즈를 보냈다. 정말 놀랍다. 한 번도 상대해보지 않은 투수들이 많고, 앞으로도 처음 보는 투수들과 계속 붙을 텐데 이럴 때 그의 공 맞히는 기술이 빛을 발한다. 상대 투수가 누구든 그가 좋은 상태라면 이렇게 결과를 낼 수 있다”며 감탄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로건 웹도 “이정후는 스포트라이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가 계속 성장하고,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나도 기쁘다. 더 많은 잠재력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큰 활약을 기대했다. 
아직 시즌 초반인 것을 감안해도 이정후의 성적은 대단히 놀랍다. 14경기 타율 3할5푼2리(54타수 19안타) 3홈런 11타점 16득점 7볼넷 8삼진 3도루 출루율 .426 장타율 .704 OPS 1.130. 메이저리그 최다 8개의 2루타를 치면서 OPS는 애런 저지(양키스·1.228)에 이어 양대리그 전체 2위에 올라있다. MLB.com은 ‘2023년 12월 샌프란시스코가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할 때 이정후에게 기대했던 임팩트 있는 타자로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waw@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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