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키움의 실패한 1차지명이라고 했나, 오타니 같은 폼으로 잠재력 터졌다…이런 재능까지 있었을 줄이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4.15 09: 43

“몰랐던 부분이 계속 나온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KBO리그에서 가장 선수 육성에 능한 팀으로 꼽힌다.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등 무려 5명의 메이저리거 배출한 팀으로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에게 전폭적인 기회를 주며 성장을 이끌어낸다. 
성공 사례가 많지만 기대만큼 크지 못하거나 성장이 더딘 선수들도 없지 않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장충고 출신 좌투좌타 외야수 박주홍(24)도 그 중 한 명으로 지난해까지 1군 5시즌 통산 109경기 타율 1할5푼1리(218타수 33안타) 무홈런 10타점 출루율 .261 장타율 .202 OPS .463에 그쳤다. 

누가 키움의 실패한 1차지명이라고 했나, 오타니 같은 폼으로 잠재력 터졌다…이런 재능까지 있었을 줄이야

누가 키움의 실패한 1차지명이라고 했나, 오타니 같은 폼으로 잠재력 터졌다…이런 재능까지 있었을 줄이야

퓨처스리그에서 경험을 쌓았지만 1차 지명 유망주치곤 인상적인 성적이 아니었다. 매년 40일 이상 1군에 머물렀지만 이렇다 할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고, 2군에서 보낸 시간이 길었다. 그렇게 5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실패한 1차 지명자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6년차가 된 올해 박주홍의 잠재력이 마침내 터질 분위기다. 시범경기였던 지난달 17일 고척 롯데전에서 1군 공식 경기 첫 홈런을 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던 그는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올 시즌 19경기 타율 2할8푼9리(45타수 13안타) 2홈런 7타점 출루율 .340 장타율 .467 OPS .807을 기록 중이다. 
누가 키움의 실패한 1차지명이라고 했나, 오타니 같은 폼으로 잠재력 터졌다…이런 재능까지 있었을 줄이야
지난 5일 고척 NC전에서 라일리 톰슨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고, 9일 고척 LG전에선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에게 시즌 2호 홈런을 치며 데뷔 첫 2도루 경기도 했다. 12일 대전 한화전은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폭발했고, 13일 한화전도 중견수 키 넘어가는 2루타로 장타력을 뽐냈다. 
타격폼에 변화가 있었다. 원래 오른 다리를 들고 쳤는데 발을 땅에 찍어놓고 준비 자세에서 손 위치를 높였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연상되는 폼으로 그의 타격 자세를 보며 연습한 박주홍은 “공을 맞히기 위한 변화다.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데 신경을 많이 썼고, 이전과 다르게 인플레이 타구가 확실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타격보다 더 놀라운 건 기대 이상 수비와 주루. 지난 12일 한화전에서 3회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우측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옆으로 다이빙 캐치하며 2루타성 타구를 막아냈다. 11일 한화전에도 최인호의 좌익수 앞 타구에 앞으로 달려나와 다이빙 캐치했다. 비디오 판독 끝에 안타로 번복되긴 했지만 글러브 끝으로 공을 눌러서 잡으려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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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주루 플레이도 적극적이다. 4번의 도루 시도 모두 성공하며 이 부문 팀 내 1위이자 리그 전체 공동 2위. 지난해까지 5시즌 통산 도루가 4개였고, 퓨처스리그에서도 2023년 15개를 기록했지만 통산 20개로 도루가 많은 편이 아니어서 꽤 놀랍다. 1군에선 출루를 자주 못했으니 주력을 보여줄 기회가 거의 없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박주홍의 이 같은 숨은 재능에 놀란 눈치. 홍원기 감독은 “경기를 하면 할수록 (박주홍에게서) 몰랐던 부분이 계속 나오고 있다. 타격이 워낙 유망했던 선수라 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 보고 있었는데 타격에 자신감이 붙어서 그런지 수비와 주루도 잘하고 있다”며 “간혹 1루 수비도 하는데 이런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외야뿐만 아니라 1루까지 커버하기 때문에 충분한 출장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 
타격이 터지면서 숨은 재능까지 뽐내고 있는 박주홍은 병역 문제도 이미 해결됐다. 국가유공자 병역혜택 대상자로 2023년 시즌을 마친 뒤 6개월 동안 사회복무요원을 지내고 팀에 복귀했다. 군대 걱정 없이 야구에 집중할 수 있고, 지금 성장세를 쭉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팀과 개인 모두에게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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