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준이가 너무 아까웠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화제를 모았던 8회초 1사3루 위기 풀카운트에서 마무리 박영현을 전격 투입했던 이유를 밝혔다. 당연히 한 점 차 승부라 경기 흐름을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였고 호투를 펼친 선발 소형준의 승리를 지켜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감독은 지난 1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수원경기에서 5-6으로 추격당한 8회초 1사3루에서 과감한 투수교체를 했다. 김민수가 류지혁과 풀카운트 접전을 벌이자 곧바로 마무리 박영현을 기용했다.
타자와 승부를 하는 도중 교체는 흔치 않다. 만일 안타 혹은 내야땅볼이나 외야 플라이로 동점을 내주면 흐름이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박영현은 149km짜리 강한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후 9회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이 감독은 15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 앞서 "형준이가 너무 아까웠다. 저번 경기도 7이닝 무실점인데 승리를 못했다. 민수가 투볼부터 시작하길래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점하면 분위기 넘어간다. 넘어가더라도 시도를 해야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선발 소형준은 올해 평균자책점 1.50으로 페이스가 좋다. 이날 5이닝동안 5안타 4볼넷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앞선 6일 SSG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승리를 못했다. 3월26일 두산전은 6이닝 3실점했지만 패전을 안았다. 사령탑으로 첫 승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어 "영현이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영현이가 볼이 좋다. 생각대로 삼진 잡고 승리했다. 볼이 높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헛스윙이 나왔다. 공이 타자 눈에 보인 것 같다. 성공 못했으면 욕 먹었을 것이다. 결과가 좋았다. KIA때도 한 점차에서 윤석민을 투입한 경우가 있었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