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이승엽 감독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던 수석코치는 왜 1년 만에 3루코치 구역으로 나갔을까.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시즌 3번째 맞대결.
1회초 두산 공격 개시와 함께 3루 베이스 옆 3루코치 구역에 낯선 지도자가 등장했다. 기존 3루코치를 맡았던 김동한 주루/수비 코치가 아닌 일본인 고토 고지(56) 수석코치가 헬멧을 착용하고 주루 및 작전을 지도한 것. 첫 홈런을 신고한 외국인타자 제이크 케이브와 3루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눈 지도자 또한 고토 코치였다. 왜 수석코치가 감독을 보좌하지 않고 3루로 나온 것일까.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두산은 13일 경기에 앞서 자체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고토 수석코치의 3루코치 복귀를 결정했다. 2021년 지도자 커리어를 열고 지난해 여름 첫 1군 콜업된 김동한 코치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작년 주루코치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한 고토 코치가 3루에 서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동한 코치는 수비 지도에 전념한다.
다만 고토 코치가 수석코치직을 아예 내려놓은 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수석코치와 3루코치를 겸직한다. 두산 공격 때 3루로 나가 3루 주루코치 임무를 수행하고, 수비 때 다시 이승엽 감독 옆에서 수석코치를 담당한다. 공격 시 고토 코치가 3루로 나가 생긴 수석코치 공백은 조성환 QC 코치가 메운다. 이른바 ‘더블 수석코치 체제’를 구축했다.
타격 전문가로 알려진 고토 코치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3루 코치를 맡았던 경험이 있다. 2014년 요미우리 2군 육성코치를 시작으로 2015년 요미우리 2군 내야수비 및 주루코치, 2016~2017년 요미우리 3군 외야수비코치 등 다양한 파트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이에 지난해 타격코치에서 주루코치로 변신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고, 올 시즌 20경기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다시 3루를 지키게 됐다.
이는 시즌 초반 9위(8승 11패)까지 처진 두산의 분위기 쇄신을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베테랑 코치가 수석코치와 주루코치를 병행하면서 감독과 선수 사이 가교 역할을 수행할 전망. 고토 코치는 두산 선수들이 선호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동시에 김동한 코치는 김재호, 허경민이 빠져 리빌딩이 불가피한 두산 수비 지도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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