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친정팀이구나, 고맙습니다" 고민없이 롯데 재결합 택했다…36세 방출생, 조금씩 필승조에 다가선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4.16 14: 40

“‘역시 친정팀이구나, 고맙습니다’라고 생각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시영(36)은 지난해 KT 위즈에서 방출됐다.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의 공신이었지만 팔꿈치 수술을 받고 공백기가 길어지며 제 기량을 되찾지 못했다. 여기에 병원 검진에서 오진 소동까지 겪으면서 마음고생도 했다.
그러나 방출 소식이 전해진 이후, 친정팀 롯데가 가장 먼저 박시영에게 연락했다. 박시영은 지난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했고 2020시즌이 끝나고 KT로 트레이드 됐다. 

롯데 자이언츠 박시영 / foto0307@osen.co.kr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나균안이, 방문팀 KIA는 네일이 선발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박시영이 역투하고 있다. 2025.04.09 / foto0307@osen.co.kr
박시영을 다시 찾은 팀 역시 롯데였던 것. 박시영은 당시를 돌아보며 “‘역시 친정팀이구나, 고맙습니다’라고 생각했다, 롯데에서 제일 먼저 연락을 주셨다. 고민할 것도 없었다”고 웃으면서 “사실 경기도에 터를 다 잡은 상태였다. 와이프의 허락을 받고, 하던 가게도 다 접고 내려왔다. 이런 결정에 후회 없고 지금 와이프도 지지를 잘 해준다. 롯데로 오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전했다.롯데에서는 잠재력을 만개시키지 못했다. 2020년까지 통산 191경기(12선발) 6승 8패 11홀드 평균자책점 6.18의 성적을 남겼다. KT에서는 달랐다. 피칭디자인 수정으로 핵심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2021년 48경기 45이닝 3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40으로 활약하며 통합 우승의 일원이 됐다. 그러나 2022년 팔꿈치 인대와 뼈를 동시에 다치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약 2년 여를 수술과 재활로 보내야 했다. 지난해 마운드로 복귀했지만 26경기 25⅓이닝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62을 기록한 채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KT에서 완전히 달라져서 돌아온 박시영은 현재 롯데 불펜진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존재다. 불펜진 뎁스와 경험을 보강해야 했던 롯데 입장에서는 박시영만큼 익숙하면서 위험부담이 없는 선택도 없었다. 
박시영도 재기의 기회가 필요했다. 일단 2군 캠프에서 건강하게 어린 후배들과 함께 착실하게 준비했다. 그는 “후배들이 많으니까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경기 운영이나 고참으로서 해왔던 경험을 많이 얘기해줬다”며 “제가 준비했던 것은 김상진 코치님, 문동환 코치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그것에 맞게 준비했고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 자이언츠 박시영 / foto0307@osen.co.kr
박시영은 지난 9일 1군 로스터에 합류했다. 지금까지 3경기 등판해 1⅔이닝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2피안타 2볼넷을 기록 중이지만 아직 실점 없이 경기를 풀어가고 불펜진의 중심 쪽으로 다가서고 있다.
정철원 김상수 정도를 빼면 1군 우완 필승조가 아직 부족하다. 특히 정철원의 부담을 덜어줄 투수가 필요한 상황. 박시영은 그 역할을 맡을 수 있고 또 점점 다가서고 있다. 그는 “중요한 상황에 나가는 투수들이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불펜 투수들 다같이 생각하기를, 1이닝을 막든, 1아웃을 막든 다 같이 해내야 하는 부분이다”라며 “제가 막중한 임무를 맡을 것이라는 생각 보다는 불펜진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더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금 제 위치에서 도움을 주려고 한다. 다 같이 좋아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정해둔 상황에서 더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017년 이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는 롯데다. 그리고 박시영은 당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아본 몇 안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현재 롯데 멤버들 가운데, 당시 김원중 박세웅 정도가 포스트시즌에서 던져봤다. 당시 2017년 준플레이오프에서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13.50을 기록했다. 
OSEN DB
롯데로 돌아온 박시영은 우승 반지를 보유한 선수가 됐다. 그는 “롯데 하면 남은 건 하나 밖에 없지 않나. 가을야구다. 가을야구 명단에 나도 합류해서 함께 우승까지 갈 수 있는 계단을 밟아보는 게 소망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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