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퍼 대체 뭐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공수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수비에서 이정후의 진가를 확인한 날이었다. 이정후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활약을 펼쳤다. 팀은 4-6으로 패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전날(15일) 경기 5타수 무안타에 이어 이날 첫 두 타석까지 7타석 연속 무안타 침묵에서 벗어났다. 사실 타격에는 슬럼프가 있어도 수비에서는 슬럼프는 없다고 한다. 야구계의 오랜 격언 중 하나다.
이정후는 타석에서 부진을 수비까지 끌고 오지 않는 멘탈을 과시했다. 3회말 1사 1루에서 카일 슈와버가 이정후 쪽으로 높이 뜬 타구를 날렸다. 이정후는 어렵지 않게 이 타구를 캐치했다. 이때 1루 주자였던 브라이스 하퍼가 2루로 태그업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2루로 정확하게 송구했고 하퍼를 여유있게 잡아냈다. 올 시즌 첫 번째 보살이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의 중계진은 “하퍼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정후는 준비돼 있었고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며 “공을 빠르게 글러브에서 빼내서 원 바운드로 2루수가 받기 쉽게 송구했다”라며 이정후의 침착한 송구를 극찬했다.

201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3년 3억3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MVP 2회, 올스타 8회 실버슬러거 4회 등을 수상한 메이저리그 대표 슈퍼스타 브라이스 하퍼의 과욕이 부른 아웃이었다. 하퍼는 허를 찌른 것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이정후의 송구력을 얕봤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정후는 KBO 7시즌 통산 51개의 보살을 기록했다. 매 시즌 평균 7개 이상의 보살을 성공시킨 강견이었다.
하퍼가 이날 7회말 쐐기 투런포를 쳤기에 망정이지, 3회의 주루사는 필라델피아의 극성팬들인 ‘필리건’들의 아주 쉬운 먹잇감이었다. 필라델피아 팬들의 X(구 트위터) 반응을 모아 놓은 ‘스포츠 토크 필리(Sports talk Philly)’에 의하면 필라델피아 팬들은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이 주루사를 두고 ‘하퍼는 의문스러운 결정을 했다’, ‘하퍼 대체 뭐해?’, ‘거기서 대체 왜 태그업을 해?”, ‘2025년 하퍼의 첫 멍청한 실수’ 등의 말들로 하퍼의 주루사를 비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16/202504161752779303_67ff70d1299fd.jpg)
이날 이정후는 수비에서 좋은 흐름을 공격으로 이어갔다. 이정후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은 1루수 땅볼,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2-2로 맞선 6회 3번째 타석에서 선발 헤수스 루자르도의 초구 83.7마일 스위퍼를 망설이지 않고 돌렸다. 이 타구는 1루수 브라이스 하퍼 옆을 지나가는 선상 타구였고 2루까지 여유있게 도달했다. 타구속도 95.7마일(154km)의 타구였다. 이후 득점까지 성공했다.
3-6으로 끌려가던 8회에는 추격의 점수를 뽑았다. 무사 1,3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통산 109홀드의 정상급 좌완 셋업맨 호세 알바라도와 8구 승부 끝에 100마일의 싱커를 받아쳐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 추격 의지를 꺾지 않았다.
하지만 이정후의 공수 분전에도 불구하고 샌프란시스코는 4-6으로 패했다. 시즌 12승 5패를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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