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입니다. 이겨보겠습니다".
KT 위즈 이적생 좌완 오원석(24)이 올해 최고의 투구를 했다.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노히트노런 행진을 펼쳤다. 성적은 6이닝 1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투구였다. 3-0 승리를 이끌고 2승째를 따냈다.
1회 살짝 흔들렸다. 리드오프 박찬호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초구가 한복판으로 들어간 줄 알았는데 ABS 존이 짠물이었다. 그러나 오선우를 풀카운트 접전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순간 도루를 시도하던 박찬호도 귀루하다 아웃되면서 주자가 사라졌다. 이후 6회말까지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7회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첫 타자 최형우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곧바로 등판을 마쳤다. 뒤를 이은 우규민, 김민수, 마무리 박영현이 9명의 타자를 퍼펙트로 막아주었고 기분좋은 승리를 안았다. 85구 가운데 직구 60구를 뿌렸다. 위력이 넘쳤다. 베테랑 포수 장성우의 리드도 돋보였다.

3월27일 두산과의 시즌 첫 등판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2일 LG전은 5회 도중 강판하며 5점을 내주었다. 실망하지 않고 10일 NC전 6이닝 3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이날은 KIA를 상대로 무실점 호투까지 펼치며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경기후 "성우 선배님 리드대로 따랐다. 감은 괜찮았다. 1회 조금 흔들렸는데 운 좋게 잘 넘어갔다. 초구가 스트라이크 안잡혀 깜짝 놀랐다. 가운데인데 높게 찍히더라. 이게 안되면 안된다는 느낌이었는데 잘 풀려서 다행이었다. 노히트노런은 생각안했다. 7회가 마지막 이닝으로 생각하고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닝을 먹는 선발투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적후 좋아진 점을 질문받자 기복이 줄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좋을 때 안 좋을때 차이가 심한 것 같지 않다. 선배님들과 코치님들이 선발투수로 잘 던지게끔 조언을 해주고 연습도 함께 하다보니 좋아진다. 감독님이 편하게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셨다. 선발투수로 긴이닝을 소화하고 공을 쉽게 던지도록 매카닉도 많이 알려주였다. 도움이 많이 됐다. 훨씬 간결해졌다"며 비결을 설명했다.

다음 등판은 두근두근 기다려지는 경기이다. 22일 수원에서 친정 SSG 랜더스와 경기에 선발등판한다. 작년 김민과 맞트레이드로 이적한 이후 첫 만남이다. 더군다나 상대투수가 리빙레전드 선배 김광현으로 예상된다. 김광현은 이날 한화전에서 5이닝 5실점 패전을 안았다. 오원석에게는 심경이 복잡하면서도 설레는 대결이다.
오원석은 "나에게 우상인 분이다. 같은 팀이었으면 못만났을 것이다. 오늘 같이 등판했으나 그날 만나는 것 알고 있었다. 만났으니 꼭 이겨보겠다"며 웃었다. 물론 도발은 아니었다. 우상으로 여기는 대선배와 다른 유니폼을 입고 던진다는 것 자체가 값진 경험이자 기쁨일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