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힘들어" 이정후가 도와줘도 안 되네, 천하의 벌랜더가 1승도 어렵다니…ERA 6.75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4.17 00: 39

메이저리그 현역 최다 262승을 기록 중인 ‘금강불괴’ 저스틴 벌랜더(42·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1승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벌랜더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치러진 2025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첫 승에 또 실패했다. 
샌프란시스코가 4-6으로 지면서 시즌 첫 패를 안은 밸랜더는 평균자책점을 6.92에서 6.75로 소폭 낮추는 데 만족했다.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와 1년 1500만 달러에 FA 계약한 벌랜더는 아직 이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저스틴 벌랜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30일 신시내티 레즈전은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고, 5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은 2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더니 10일 신시내티전은 5⅔이닝 5피안타 3볼넷 9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이날 필라델피아전은 5회까지 2점만 주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3회 무사 1루에서 포수 패트릭 베일리가 트레이 터너의 2루 도루를 저지했고, 계속된 1사 1루에서는 중견수 이정후가 정확한 송구로 2루로 태그업한 1루 주자 브라이스 하퍼를 잡아냈다. 
수비 도움을 받으며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벌랜더. 그러나 1사 후 카일 슈와버, 닉 카스테야노스, J.T. 리얼무토에게 3연속 안타를 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맥스 케플러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로 이어지면서 한숨 돌렸지만 알렉 봄에게 초구에 좌중간 적시타를 맞고 3-4 역전을 허용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투구수 104개. 결과적으로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의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 1사 1,2루 위기에서 J.P. 마르티네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교체하지 않았다. 리얼무토의 높게 뜬 타구가 수비 시프트 반대 방향으로 가면서 동점 적시타가 됐을 때 교체가 예상됐지만 멜빈 감독은 움직이지 않았다. 봄에게 역전타를 허용한 뒤에야 마운드에 올라와 교체를 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저스틴 벌랜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역 메이저리그 투수 최다 3434⅓이닝을 던지며 최다 262승, 3433탈삼진을 기록 중인 벌랜더이지만 올 시즌은 쉽지 않다. ‘MLB.com’에 따르면 이날 경기 후 벌랜더는 “지난 경기를 마친 뒤에도 말했는데 뭔가 잘 안 풀리는 느낌이다. 팀에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었는데 잘 맞지 않은 안타 2개를 맞고 흔들렸다. 힘들다. 힘들어”라며 아쉬워했다. 
MLB.com은 벌랜더의 올 시즌 BABIP(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가 3할5푼6리로 커리어 평균(.279)보다 훨씬 높아 운이 따르지 않는 점이 있다고 봤다. 벌랜더도 “이럴 때가 있다. 지금은 내가 테스트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이렇게 힘든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던지면서 내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타자들이 강하게 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멜빈 감독은 동점 적시타를 맞은 후 벌랜더를 교체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다음 타자(봄)를 벌랜더가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벌랜더에게 이닝 마지막 아웃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는 많은 성공을 거둔 선수이고, 그 점이 오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난 그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위기 상황에서 관록을 믿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결과는 좋지 않게 나왔고,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서 멜빈 감독이 어떤 결정을 할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 저스틴 벌랜더가 마운드에서 J.P. 마르티네스 투수코치와 이야기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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