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트레이드를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나. 제구 난조에 시달리던 좌완 유망주가 ‘투수 조련사’ 강철매직을 만나 특급 좌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프로야구 KT 위즈 좌완투수 오원석은 지난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시즌 2승(1패)째를 신고했다. 팀의 3-0 완승을 이끈 값진 호투였다.
1회말 선두타자 박찬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후속타자 오선우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박찬호가 도루 실패하는 행운이 따랐다. 이어 나성범을 공 2개로 1루수 땅볼로 막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2점의 리드를 안은 2회말 최형우-패트릭 위즈덤-변우혁의 타이거즈 중심 타선 상대 15구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3회말 선두타자 최원준을 헛스윙 삼진, 김태군을 우익수 뜬공, 김규성을 루킹 삼진 처리하는 위력투를 뽐냈고, 4회말 박찬호-오선우-나성범을 공 8개를 이용해 연달아 범타로 돌려보냈다. 3이닝 연속 삼자범퇴였다.
오원석은 여전히 2-0으로 앞선 5회말 1사 후 위즈덤에게 8구 끝 볼넷을 내주며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 끊겼다. 그러나 금세 안정을 되찾고 변우혁과 최원준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 처리, 손쉽게 승리 요건을 갖췄다. 5이닝 노히터 완벽투였다.
오원석은 6회말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선두타자 김태군이 김규성의 희생번트 때 2루로 이동하며 첫 득점권 위기에 처했다. 이어 대타 이우성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2루 상황에 몰렸으나 나성범을 2루수 땅볼로 잡고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오원석은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에 도전했지만, 선두타자 최형우 상대 초구 우전안타를 맞고 우규민에게 바통을 넘겼다. 투구수는 85개.
우규민이 위즈덤을 1루수 파울플라이, 변우혁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바통을 넘겨받은 김민수가 최원준을 1루수 땅볼 처리하며 오원석의 승계주자가 지워졌다. 오원석이 SSG 랜더스 시절이었던 작년 5월 14일 이후 337일 만에 무실점 퀄리티스타트에 도달한 순간이었다.

KT는 작년 10월 SSG에 우완 파이어볼러 김민을 보내고 좌완 선발 요원 오원석을 영입하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민을 원한 SSG가 먼저 트레이드를 제안한 가운데 KT가 반대급부로 오원석을 지목, 1차지명 기대주들 간의 맞교환이 성사됐다. 김민은 2018년, 오원석은 2020년 나란히 1차지명됐다.
야탑고를 나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현 SSG) 1차지명된 오원석은 제2의 김광현으로 불리며 2021시즌 110이닝, 2022시즌 144이닝, 2023시즌 144⅔이닝, 2024시즌 121⅔이닝을 소화했다. 1군 통산 129경기 가운데 98경기가 선발이었다. 제구력이 약점으로 꼽혔지만,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와 함께 KT 이강철호에 합류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5선발로 낙점된 오원석의 기록은 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3.38. KT 데뷔전이었던 3월 27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신고한 뒤 4월 2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4⅓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지만, 10일 수원 NC 다이노스전 6이닝 3실점(패전) 퀄리티스타트에 이어 이날 디펜딩챔피언 KIA를 1안타 6탈삼진 봉쇄하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KT가 트레이드로 특급 5선발을 품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오원석은 경기 후 "(KT에 와서) 좋을 때 안 좋을 때 차이가 심한 것 같지 않다. 선배님들과 코치님들이 선발투수로 잘 던지게끔 조언을 해주고 연습도 함께 하다보니 좋아진다. 감독님이 편하게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셨다"라며 "선발투수로 긴이닝을 소화하고 공을 쉽게 던지도록 매카닉도 많이 알려주였다. 도움이 많이 됐다. 훨씬 간결해졌다"라고 환골탈태 비결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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