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의심했는데…이름 빼면 오타니-저지급 기록" 한국인 타자가 MVP들과 비교될 줄이야 'SF 횡재했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4.18 04: 29

이정후(27)의 활약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그야말로 열광하고 있다. 기록만 보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떠오를 정도로 시즌 초반 질주가 대단하다. 
이정후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벌어진 2025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5타수 2안타 2득점으로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폭발했다. 시즌 10호 2루타로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질주했고, 시즌 첫 희생플라이로 팀에 귀중한 추가점을 만들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11-4 완승을 이끈 이정후는 이날까지 시즌 17경기 타율 3할3푼8리(68타수 23안타) 3홈런 14타점 19득점 7볼넷 12삼진 3도루 출루율 .395 장타율 .647 OPS 1.042.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대단한 기록이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샌프란시스코 전담 중계 방송사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도 이정후의 활약에 완전히 흥분했다. 경기 후 포스트 게임 리뷰를 진행하는 카를로스 라미레즈는 “이정후는 최근 7경기에서 홈런 3개 포함 장타 8개에 8타점을 올렸다. 이 기간 동안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타점과 장타를 기록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정후의 이름을 빼고 저지나 오타니를 넣으면 다들 ‘그럴 만하다’고 생각할 것이다”며 이정후의 기록이 저지나 오타니 못지않다고 강조했다. 
저지는 18경기 타율 4할9리(66타수 27안타) 7홈런 21타점 출루율 .519 장타율 .803 OPS 1.322, 오타니는 20경기 타율 2할8푼8리(80타수 23안타) 6홈런 8타점 출루율 .380 장타율 .550 OPS .930을 기록 중이다. MVP 2회 이상 커리어가 있는 두 최고 타자를 따라가기엔 한참 멀었지만 이렇게 이정후가 비교되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타니(10년 7억 달러), 저지(9년 3억6000만 달러) 몸값과 비교하면 이정후(6년 1억1300만 달러)가 무척 싸게 느껴진다. 지금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샌프란시스코에 이정후 계약은 엄청난 횡재가 될 수도 있다. 
라미레즈는 “이정후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과연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배럴 타구를 만들 수 있을지, 장타를 칠 수 있을지 의심을 받았다”며 “지금 보면 전혀 문제없다”고 이정후의 타구 질과 장타력을 높이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만 12시즌을 뛴 올스타 유격수 출신 분석가 리치 오릴리아도 “이정후는 확실히 실력으로 증명하고 있다. 이렇게 잘하니까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며 “항상 미디어는 동부 지역에 편중된 보도를 많이 한다. 이정후는 동부 빅마켓 팀들과의 경기에서 활약으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리고 있다”고 뉴욕 양키스전부터 동부 원정에서 이어진 이정후의 활약이 ‘전국구’로 뻗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 대한 칭찬도 끊이지 않았다. 이날 외야 바람이 많이 부는 가운데 6회 카일 슈와버의 큼지막한 우중간 타구를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템스키와 겹치는 와중에 잘 잡았고, 7회에는 코디 클레멘스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도 질주해서 안전하게 처리했다. 
“이정후는 중견수 수비도 환상적으로 잘한다”고 말한 오릴리아는 “매일 경기 나와 좌우 투수 가리지 않고 똑같이 잘 친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 초반 팀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라며 이정후에 매료된 모습을 보였다. 
아직 개막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섣부른 평가가 될 수 있지만 오릴리아는 이정후의 활약은 ’반짝’이라고 보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이정후가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 아직 이 리그와 구장들, 투수들에 대해 계속해서 배우고 있는 중이다. 더 나빠지 것 없이 나아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슬럼프가 올 수도 있지만 지금 출발은 정말 훌륭하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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