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파뇨(29, 전북현대)가 특이한 식단 루틴을 공개했다.
전북은 16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에서 연장 혈투 끝에 안산 그리너스를 3-0으로 제압했다. 정규 시간 내에 득점하지 못했지만, 연장전에 나온 콤파뇨의 멀티골과 전진우의 쐐기골로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양 팀의 역사상 첫 맞대결의 승자는 전북이 됐다. 이제 전북의 다음 상대는 강릉시민축구단을 꺾고 올라온 대전하나시티즌이다. 전북과 대전의 16강 경기는 다음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전북은 깊게 내려앉은 안산의 수비를 쉽게 뚫어내지 못하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결국 정규 시간 내에 득점하지 못하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연장에선 달랐다. 전북은 콤파뇨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혈을 뚫었고, 여기에 두 골을 추가하며 안산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콤파뇨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지난 제주전에서 극장 동점골을 넣고도 자책했던 그는 "오늘 두 골을 넣었다고 해도 지난번 아쉬움이 사라지진 않는다. 놓친 승점 2점이 다시 돌아오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때 찬스를 많이 놓쳐서 팀원들에게도 미안하고 했다. 나 때문에 비긴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콤파뇨는 "하지만 이제 과거이기 때문에 그대로 두겠다. 아쉽긴 하지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도 오늘은 내가 두 골을 넣음으로써 팀이 토너먼트 다음 단계로 진출했다. 거기에 힘을 보태서 기분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K리그2 팀을 처음 만나본 콤파뇨. 그는 심판 판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실제로 K리그를 보면 외국인 대형 스트라이커를 향한 몸싸움에 유독 관대하다는 의견이 많다. 콤파뇨도 이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곤 했다.
이날도 안산 수비와 여러 번 부딪쳤던 콤파뇨는 "수비수들이 강하게 나오는 것은 K리그1이나 2나 똑같은 것 같다. 이런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 특히 한국 심판의 판정에도 적응해야 할 것 같다. 유럽에서는 페널티킥을 줄 수 있는 장면이어도 한국에서는 그냥 넘어갈 때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오늘 페널티킥을 얻긴 했지만, 내 생각엔 가장 쉬운 경합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준 것 같다. 그래서 좀 의문이 들었다. 어쨌든 페널티킥을 넣고 이겨서 기쁘다. 그런 부분엔 적응해야 할 것 같다"라며 "오늘 경기가 좀 어려웠다. 안산이 정말 좋은 팀이였다"라고 전했다.
중국 리그와 비교하면 어떨까. 지난 시즌까지 중국에서 뛰었던 콤파뇨는 "중국이나 한국이나 똑같이 몸싸움 경합이 많다. 심판이 관대하다는 점도 비슷하다. 중국에 있는 센터백들은 유럽 출신도 있고, 좀 힘들 거라고 예상했다. 그래도 중국에선 아주 거친 경합이나 두 팔로 안는 부분엔 반칙을 많이 불어줬는데 한국은 좀 더 관대하다. 내가 적응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출신 콤파뇨의 독특한 식단도 공개됐다. 전진우는 "콤파뇨는 밥을 먹는 게 특이하다. 항상 점심을 그냥 맨밥에다가 올리브 오일과 소금만 뿌려서 먹더라. 신기했다"라고 공개했다.
콤파뇨에게 이에 대해 묻자 "득점을 많이 하려고 그렇게 먹는 건 아니다. 시즌 중에 꾸준히 다이어트를 해야 되고, 또 영양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러 시즌 동안 이렇게 먹어왔다. 난 적응이 됐지만, 다른 선수들이 보기엔 이상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동료들이 '매일 똑같은 거 먹으면 지루하지 않냐'라고 물어보기도 한다. 그래도 이렇게 먹으면 경기장에서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계속 이렇게 먹는다"라며 "저녁에는 닭고기나 생선 등 다른 음식도 먹는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음식이 입맛에 안 맞는 건 아니었다. 콤파뇨는 "많이 먹어보진 않았지만, 삼겹살이나 소고기가 정말 맛있다. 내가 먹어본 육류 중에 가장 맛있다. 곧 이탈리아에서 가족들이 오는데 그 식당에 데려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파인애플 피자'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을 찡그리며 "노노. 절대 안 먹을 거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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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