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나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결국 연투를 거듭하고 있는 필승조가 다시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롯데는 지난 16일 사직 키움전, 6-4로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위닝시리즈도 확보했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 체제 이후 처음으로 5할 승률을 맞췄다.
하지만 과정이 썩 매끄럽지 않았다. 초반 6-0의 리드를 잡았다. 선발 찰리 반즈도 6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하지만 7회 2실점을 하며 2-6으로 쫓겼다. 롯데로서는 추가점이 더 필요했다. 달아나야 했다.
그러나 이날 롯데는 추가점 기회를 놓쳤다. 6회 1사 후 황성빈의 안타와 나승엽의 볼넷으로 2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레이예스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7회초 2실점을 한 뒤인 7회말에도 전준우가 우중간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고승민과 유강남의 연속 유격수 땅볼로 2사 3루에 그쳤다. 김민성의 볼넷으로 2사 1,3루 기회를 잡았지만 장두성이 2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6-2의 스코어가 유지됐다.

결국 롯데는 4점 차 리드에서 필승조 정철원이 등판해야 했다. 연투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철원은 선두타자 송성문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전안타를 맞았고 이주형과 승부에서도 우전안타를 맞으면서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최주환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카디네스에게 초구 직구 승부를 펼치다 좌측 담장 상단을 때리는 2타점 2루타를 얻어 맞았다. 6-4까지 쫓겼다. 이후 정철원은 박주홍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김원중에게 공을 넘겼다.김태형 감독은 17일 사직 키움전을 앞두고 전날 상황을 복기하면서 “한 명만 더 있었으면…”이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일단 타선이 송성문 이주형 최주환 등 좌타자들로 시작되는 상위 타선이었다. 휴식일이었던 정현수 대신 또 다른 좌투수 송재영이 몸을 풀었다. 그러나 결국 김태형 감독은 정철원을 투입했다.
김태형 감독도 그 순간 고민을 했다. 그러나 아직 정철원 외에는 믿음을 완전히 얻지 못한 불펜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일단 송재영을 낼까 고민했지만 또 주자 내본내고 하면 위험해질까봐 철원이를 바로 붙였다”라며 “내 마음 속에 믿음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만약 추가점이 났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감독은 “만약 1점을 더 달아났으면 (송재영을) 넣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불펜진 구성도 약간 변화를 줬다. 롯데는 전날(16일) 박진형을 1군에 콜업했다. 김태형 감독은 “구속이 조금 올라왔다고 하더라. 그래도 중간에서 경험이 있는 선수다”라고 설명하며 기대감을 보였다. 5선발 경쟁을 펼치다가 필승조 역할을 맡기도 했던 박진에 대해서는 “이제 롱릴리프로 쓰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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