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신인이 감독의 뜻대로 '활력소'가 됐다. 4연패 탈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삼성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9회말 1사 만루 위기가 있었지만 마무리 김재윤이 잘 막아냈다.
선발 원태인이 6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외국인 타자 디아즈가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베테랑 강민호는 2타점 2루타로 달아나는 점수를 올렸다. 구자욱은 슈퍼 캐치로 원태인의 호투를 지원했다. 무엇보다 이날 1군에 콜업돼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신인 심재훈이 데뷔전에서 2타수 1안타 3볼넷 1도루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선발 라인업으로 이재현(유격수) 김헌곤(우익수) 구자욱(좌익수) 강민호(포수) 디아즈(1루수) 이창용(지명타자) 김영웅(3루수) 심재훈(2루수) 김성윤(중견수)이 출장했다.
경기 전 삼성은 1군 엔트리를 변동했다. 심재훈, 이창용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전병우, 함수호가 2군으로 내려갔다. 심재훈과 이창용은 콜업되자마자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2025 드래프트 2라운드 13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신인 심재훈은 데뷔 첫 1군 등록이고 첫 출장이다.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1할7푼5리(63타수 11안타) 2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심재훈 선수가 프로 입단 첫 선발 출장이다. 뭔가 변화가 좀 필요한 시기이고, 전체적으로 침체돼 있는데 젊은 선수들이 들어와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상황을 만들려고 젊은 선수를 오늘 조금 많이 배치했다”고 말했다.
심재훈은 3회 선두타자로 나와 3루수 강습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3루수의 1루 악송구로 2루까지 진루했다. 후속타자가 번트 실패(뜬공 아웃), 파울플라이,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 득점은 무산됐다. 2-1로 앞선 4회 2사 2루에서 3루수 직선타 아웃으로 물러났다.
4-1로 앞선 6회 2사 후 선두타자로 나와 LG 신인 김영우 상대로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김성윤 타석에서 초구에 곧바로 2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했다. 김성윤의 좌익수 앞 짧은 안타 때 쏜살처럼 3루를 돌아 홈에서 세이프됐다. 심재훈의 발로 만든 득점이었다. 귀중한 추가점이었다.
8회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랐고, 이재현의 우월 2루타로 득점을 추가했다. 9회 2사 1,2루에서도 볼넷을 골라 4출루를 기록했다.

경기 후 심재훈은 "경기에 나가기 전부터 선배님들이 자신있게 플레이 하라고 하셔서 마음 속으로 '자신있게 하자'고 계속 주문을 외웠다. 긴장은 많이 했다. 하지만 긴장 속에서도 재미를 찾으면서 즐기려고 했다"라고 데뷔전 소감을 말했다.
또 그는 “2군에서 (1군) 경기를 보면서 빨리 (1군) 가서 나가고 싶었다. 옛날부터 만원 관중 속에서 야구하는 걸 꿈꿔왔기 때문에 빨리 꿈을 이룰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때마침 이날 잠실구장에는 2만3750명 매진을 기록했다. 3연전 내내 잠실구장은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이어 “(연패 중이라) 신인이기도 하고 파이팅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팀 분위기가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고, 또 내가 자신있는 것은 파이팅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해 거침없이 했다”고 말했다.
도루 상황에 대해 “훈련할 때도 강명구 코치님께서 과감하게 플레이하라고 하셨다. 진짜 말 그대로 과감하게 뛰었다”고 말했다.
수비에서 실책은 없었다. 그런데 1회 2사 1루에서 문보경의 땅볼 타구를 잡다가 한 번 더듬었다가 다시 잡아서 1루로 던져 아웃시켰다. 첫 타구 처리에서 실수를 살짝 했지만, 후속 플레이는 침착했다.
심재훈은 “원래는 편하게 잡을 수 있는 타구인데 좀 긴장해서 다리가 안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놓치고 나서 타자주자가 느리다는 걸 알고 있어서 여유있게 천천히 하려고 했던 게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로 3차례 땅볼 타구가 있었는데 깔끔하게 처리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심재훈은 신인인데도 차분하게 경기를 뛴 모습이 인상적이다. 기대치의 200%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