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완벽투를 펼쳤다. 그리고 이 완벽투를 완성해준 후배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6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완벽투로 팀의 7-1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고 박세웅은 개인 4승째를 수확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찍혔다. 패스트볼 35개, 커브 30개, 슬라이더 32개, 포크볼 11개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졌고 결정구도 다양한 구종으로 활용하며 경기를 완벽하게 풀어갔다.
박세웅의 탈삼진 행진은 1회부터 시작됐다. 1회 선두타자 송성문을 투수 땅볼로 직접 요리했다. 이후 이주형과 카디네스를 연달아 삼진 처리하면서 1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 지었다. 2회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김건희를 상대로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고 전태현을 상대로는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푸이그에게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면서 2회를 넘겼다.

3회에는 선두타자 김태진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후 위기를 맞이했다. 어준서에게 우전안타, 송성문에게 번트 안타를 내주면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이주형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해 2사 2,3루를 만든 뒤 카디네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4회초에는 선두타자 최주환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김건희를 4구 만에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그런데 2사 후 전태현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하고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푸이그에게 빗맞은 우전 안타를 내줘 2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김태진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면서 다시 한 번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다시 박세웅이 페이스를 찾았다. 5회 선두타자 어준서를 상대로 커브를 던져 4구 만에 삼진을 뽑아냈고 송성문에게는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연달아 던져 3구 삼진을 잡았다. 이후 이주형 맞이해서는 패스트볼, 포크볼, 커브를 차례대로 던져 다시 한 번 3구 삼진을 솎아냈다. 10개의 공으로 KKK 이닝을 완성했다.
6회에도 박세웅은 선두타자 카디네스를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3가지 구종으로 3구 삼진을 뽑아냈다. 최주환은 초구에 2루수 땅볼로 솎아냈다. 김건희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2사 1루에서 전태현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6회까지 마무리 지었다.

7회에는 선두타자 푸이그를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1사 후 김태진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어준서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2사 1루에서 송성문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가 됐다. 결국 박세웅은 7회를 채 끝내기 못하고 내려갔다. 이미 투구수가 108개까지 불어나 있었다.
하지만 2사 1,2루에서 올라온 송재영이 이주형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박세웅의 실점도 늘어나지 않았고 롯데도 좀 더 안정적으로 경기 후반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이날 박세웅의 탈삼진 12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다. 지난 2022년 5월 10일 사직 NC전 11개의 삼진을 뽑아낸 바 있다. 1073일 만에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를 펼쳤고 신기록까지 썼다.

경기 후 박세웅은 “오늘 불펜 피칭할 때 지난 NC전보다 포크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유)강남이 형이 이 부분을 캐치해서 포크볼 타이밍에 커브로 바꿨던 게 오늘 주효했던 것 같다. 그래서 12개의 탈삼진이라는 좋은 결과가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삼진으로 이닝을 끝내는 것도 좋지만 일단 빨리 쳐서 아웃을 시키는 게 투구수도 절약되고 더 좋은 것 같다”라면서도 “그래도 오늘은 삼진이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까 삼진으로 이잡는 이닝들이 거듭 나왔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박세웅의 삼진 결정구는 다양했다. 패스트볼 커브 포크볼 슬라이더 등 모든 구종으로 삼진을 잡아냈다. 그는 “강남이 형이 워낙 공부를 많이 한다. 불펜 피칭할 때 어떤 구종이 좋고 나쁜지를 판단해서 강남이 형이 사인을 잘 내주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날 승리로 박세웅 개인도 4연승, 그리고 팀도 5할 승률에 1승을 더했다. 그는 “항상 5할 언저리에서 왔다갔다 했는데 이제 5할 승률을 달성했고 저로 인해 깨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결연한 각오를 갖고 마운드에 올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초반에 점수가 많이 나서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야수들에게도 고맙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7회를 깔끔하게 마무리 하지 못한 부분은 박세웅에게 아쉬운 부분. 그는 “7~9번 타순을 깔끔하게 끝냈어야 했는데 8번 타자(김태진)에게 안타를 맞는 바람에 분위기가 안 좋게 흘러갔다. 그래서 조금 아쉬운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송재영이 깔끔하게 막았고 박세웅은 고마움의 표시로 포옹을 했다. 그는 “뒤에 올라온 (송)재영이가 깔끔하게 막아줘서 실점이 없었다. 그래서 고마웠다”며 “투수 입장에서는 한 점 한 점이 중요한데 그걸 막아주면서 고맙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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