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이에게 미안하지만...".
KIA 타이거즈가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T 위즈와의 경기를 5-4로 승리했다. 시즌 두 번째로 위닝시리즈를 낚으며 9승11패를 기록했다. 역전과정이 드라마틱했다. 이범호 감독의 강한 의지가 역전을 불렀다.
선발 양현종이 초반 흔들려 3점을 내주었다. 타선은 1회와 2회 연속 병살타가 나오며 4회까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전날 영봉패를 포함하면 14이닝 연속 무득점이었다. 그래도 꾸준히 공격을 시도했고 5회 무사 2,3루에서 내야땅볼과 박찬호의 2루타가 나와 두 점을 추격했다.
이범호 감독은 6회초 결단을 내렸다. 1사2루가 되자 양현종을 내리고 조상우를 투입했다. 양현종이 아쉬움을 표시했으나 냉정하게 교체했다. 5경기째 첫 승을 거두지 못해 통산 180승을 채우지 못한데다 6이닝을 채우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감독은 실점하면 흐름을 내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조상우가 실점위기를 막아주었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패트릭 위즈덤이 동점포(8호)를 날렸다. 팽팽한 승부를 펼쳤으나 3-3 8회초 마운드에 올라간 전상현이 1실점하며 승기를 건네주는 듯 했다. 그래도 이 감독은 9회초 한 점이 뒤져있는데도 마무리 정해영을 올리는 강수를 두었다..
강한 역전 의지였다. 정해영은 1사후 연속안타를 맞고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강백호를 2루 병살로 유도하고 실점을 막았다. 이감독의 의지는 역전으로 이어졌다. 세이브 1위 박영현을 상대로 대타 이우성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1사후 박찬호는 빗맞은 안타, 홍종표가 볼넷을 얻어 만루를 만들었고 나성범이 기어코 우익수 옆 2루타를 작렬해 역전승을 거두었다.

경기후 이범호 감독은 "오늘 경기를 포기할 수 없어서 한 점 뒤진 상황에서도 마무리 정해영을 투입했는데 결과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집중해주면서 극적인 승리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현종의 구위와 제구가 조금씩 본인의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현종이한테는 미안하지만 2점을 따라붙은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하게되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교체를 단행했다. 계투진에서 1실점을 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정해영이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막아준 게 끝내기 승리까지 이어졌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마지막으로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한승택이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나성범이 주장답게 결정적인 찬스상황에서 끝내기 안타를 쳐주면서 팀에 승리를 안겨줬다.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함께 해준 팬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잠실에서도 좋은 경기하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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