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은 불과 2할대 중반이다. 하지만 OPS는 리그 최정상급 선수에 버금간다. 롯데 자이언츠 1루수 나승엽은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나승엽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5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2루타 1개) 2득점 1볼넷을 기록하며 팀의 7-1 완승을 이끌었다.
2회 첫 타석에서 4득점 빅이닝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상대 실책 때 홈까지 쇄도해 득점을 올렸다. 이후 전민재의 2루타와 장두성의 적시타, 황성빈의 투수 땅볼, 고승민의 좌중간 적시타 등으로 4-0의 리드를 만들었다.
3회에는 우중간으로 깊숙한 2루타성 타구를 보냈지만 중견수 이주형의 호수비에 걸렸다. 그리고 5회 1사 2루에서는 유격수 내야안타로 멀티히트 경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7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볼넷을 얻어냈고 장두성의 내야 땅볼 때 쐐기 득점을 올렸다.
최근 8경기 중 7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내고 있고, 최근 6경기에서 모두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하고 있다.

현재 나승엽의 타율은 2할6푼7리(75타수 20안타)로 리그 28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승엽은 타율이 아닌 다른 지표로 자신의 생산력과 기여도를 증명하고 있다. 나승엽의 선구안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4할1푼1리의 출루율로 리그 6위에 올랐다.
올해 역시 나승엽은 지난해와 비슷한 4할9리의 출루율을 기록 중이다. 리그 10위다. 삼진은 14개를 당했지만 볼넷은 더 많은 16개를 얻어냈다. 여기에 장타까지 더해졌다. 나승엽의 현재 장타율은 .493으로 리그 12위다. 벌써 홈런을 3개나 때려냈고 2루타도 6개를 기록 중이다. 20개의 안타 중 절반인 10개가 장타다(2루타 6개, 3루타 1개, 홈런 3개).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는 .902로 리그 9위다. OPS 10위 내의 타자들 가운데 NC 김형준(타율 .244)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나승엽의 선구안과 장타력이 결합해 OPS형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타격감도 서서히 살아나면서 3할 타율에도 다시 도전하고 있다.

경기 후 나승엽은 “시즌 초반에는 강하게 배트를 돌리려고 했었다. 감독님과 코치님의 조언을 듣고 간결하게 스윙하는 것을 연습했다. 세게 친다는 느낌보다는 정확하게 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타격 페이스가 좋아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팀 분위기가 최근 좋다. 연승이 많다보니 오히려 더 지지 않으려는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선수단 전체가 연승으로 인해 자신감이 붙어 있는 상태다”고 강조하면서 “이어지는 경기에서도 집중력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