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위해 태극마크를" 다저스 한국의 날, 감격의 시구…곽현수 모자에게 잊지 못할 추억 남겼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4.18 09: 10

LA 다저스가 한인들을 위한 ‘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를 열었다. 한국계 유틸리티 야수 토미 ‘현수’ 에드먼(30)에게도 잊지 못할 하루였다. 
다저스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를 ‘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로 한국 문화 유산을 알리는 행사를 가졌다. 
매년 한인들을 위해 열리는 행사이지만 올해는 한국계 선수 에드먼이 있어 더욱 특별했다. 한국식 이름 ‘곽현수’라는 한글로 쓰여진 특별 제작 유니폼이 제작돼 관중들에게 증정됐고, 한국의 아이돌그룹 트레저도 방문했다. 야외 무대에서 공연을 펼친 트레저 멤버들도 에드먼과 만남을 가졌다. 

LA 다저스 토미 현수 에드먼(오른쪽)이 시구를 마친 어머니 곽경아 씨와 포옹을 하고 있다. /LA 다저스 SNS

LA 다저스가 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를 열었다. /LA 다저스 SNS

경기 전 시구도 에드먼의 어머니 곽경아 씨가 맡았다. ‘곽현수’가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입고, ‘다저스’가 한글로 쓰여지며 태극기가 붙은 모자를 쓴 곽경아 씨는 ‘패대기’ 시구로 웃음을 자아냈다. 엉뚱한 곳으로 공이 향하자 곽경아 씨는 머리를 감싸쥐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시포자로 나선 아들 에드먼이 공을 주워 어머니에게 향했고,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에드먼은 한국 출신 이민자 어머니 곽경아 씨와 미국인 아버지 존 에드먼 씨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선수.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역대 최초 혼혈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며 화제가 됐다. 
다저스 전담 중계 방송사 ‘스포츠넷 LA’ 중계진도 한국의 날을 맞아 에드먼이 나올 때마다 ‘현수’라는 한국식 미들 네임으로 소개했다. 1회 에드먼의 첫 타석 때 중계진은 “에드먼은 어머니를 위해 WBC 때 한국 대표팀으로 뛰었다. 한국 태생이 아닌 선수로는 처음이었다. 어머니 모린(미국명)은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며 곽경아 씨를 소개했다. 
LA 다저스 토미 현수 에드먼이 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를 맞아 한국의 아이돌그룹 트레저를 만났다. /LA 다저스 SNS
LA 다저스가 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를 열었다. /LA 다저스 SNS
중계진에 따르면 곽경아 씨는 이번 주 내내 시구를 위해 연습하며 영상도 봤다고. 스포츠넷LA 리포터 키어스텐 왓슨은 “에드먼은 경기 전 ‘어머니가 진짜 많이 긴장했다’고 말했다. 다저스 팬으로 자란 어머니에겐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다. 아들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고, 시구까지 하게 됐으니 정말 뜻깊은 일이다”고 전했다. 
이어 왓슨은 “관중이 많아 부담이 컸을 것이다. 시구를 마친 뒤 ‘괜찮다. 정말 멋졌다’고 말하니 그녀는 ‘여기 있는 사람들을 위해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는 대답을 했다”고 밝혔다. 
에드먼의 외가, 즉 곽경아 씨의 가족들은 대부분 LA 지역에 살고 있다. 오래 전부터 LA에 뿌리를 내렸고, 곽경아 씨도 다저스를 응원하며 자랐다. 아들 에드먼이 201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빅리그 데뷔했지만 지난해 7월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에 왔고, 곽경아 씨는 응원하는 팀에 아들이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LA 다저스 토미 에드먼. 2025.03.19 / soul1014@osen.co.kr
에드먼은 지난해 다저스로 넘어온 뒤 타격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MVP를 차지하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고, 시즌 뒤 다저스와 5년 7400만 달러에 연장 계약가지 체결했다. 
한국의 날이었던 이날 3타수 무안타 1사구로 침묵한 에드먼이지만 올 시즌 20경기 타율 2할6푼3리(76타수 20안타) 6홈런 14타점 OPS .858로 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 중이다. 내년 3월 열리는 WBC에도 한국대표팀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2일 대만 매체 ‘JCON TAIWAN’과 인터뷰에서 에드먼은 “대만에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재능 있는 대만 투수들이 한국전에 나온다면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이다”며 한국과 같은 C조에 배정된 대만과 맞대결을 기대하는 코멘트로 WBC 한국대표팀에 참가할 의사를 내비쳤다. 이후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선 확답을 하지 않았지만 최정예 전력을 꾸릴 예정인 한국야구대표팀으로선 꼭 데려와야 할 선수다. 
WBC 한국대표팀 토미 에드먼이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미소짓고 있다. 2023.03.03 / dreamer@osen.co.kr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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