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힘든 상대" 韓日전 이긴 게 벌써 10년 전, 최근 9연패인데…일본 감독은 왜 한국을 경계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4.18 07: 17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한국야구대표팀이 일본과 평가전을 갖는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수없이 맞붙었던 라이벌이지만 평가전을 치르는 건 처음이다. 
KBO와 NPB(일본야구기구)는 오는 11월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한일 야구대표팀 평가전을 개최한다고 17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오후 도쿄 시나가와 프린스호텔에서 허구연 KBO 총재, 류지현 한국대표팀 감독,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NPB 총재,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번 대회는 허구연 총재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성사됐다. 2023년 7월 발표한 ‘KBO리그-팀 코리아 레벨업 프로젝트’로 해외 팀과의 지속적인 교류전 개최로 대표팀 전력 강화를 약속했는데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일본과 평가전을 성사시켰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전 승리 후 일본에 국제대회 9연패 중인 한국으로선 부담스러운 2연전이 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가릴 때가 아니다. 

지난 17일 한일 야구대표팀 평가전 개최가 발표됐다. 일본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과 한국 류지현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O 제공

한국과 일본은 내년 3월 열리는 WBC에서 같은 C조에 편성돼 있다. 양국 모두 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며 서로의 전력을 사전에 탐색할 수 있는 무대.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일본에 최근 9연패 중인 한국의 전력이 한 수 또는 몇 수 아래이지만 강팀을 상대로 경험을 쌓으면서 절차탁마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허구연 총재는 “일본 사무라이 재팬은 세계 야구계가 다 인정한다. 우리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으로선 일본 사무라이 재팬과 좋은 게임을 펼치고 좋은 승부를 한다는 게 예전과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온다”며 “이번 평가전을 통해 내년 WBC에서 한국야구가 다시 한 번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실력이 향상된 팀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싶은 욕구가 상당히 강하다”고 결연함을 드러냈다. 
일본도 경계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이바타 감독은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지난해 프리미어12에도 한국은 매우 힘든 상대였다. 투타에서 모두 힘이 좋은 선수가 많다. 한국도 더 힘을 키워서 임할 것이기 때문에 평가전이지만 꼭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한일 야구대표팀 평가전 개최가 발표됐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NPB 총재와 허구연 KBO 총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KBO 제공
이바타 감독의 국가대표 사령탑 데뷔 무대였던 2023년 APBC에서 일본은 한국을 상대로 예선과 결승전 모두 1점차 신승을 거뒀다. 결승전은 연장 10회까지 가며 젊은 한국 선수들의 기세에 진땀을 뺐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도 일본이 6-3으로 승리했지만 6회까지 1점차 승부로 팽팽했다. 
이바타 감독은 “프리미어12에서 일본의 좋은 투수들도 한국에 많은 안타를 허용했다. 한국의 타격이 좋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 젊고 힘 있는 선수들이 있다”며 주목하고 있는 한국 선수로 메이저리거 이정후(샌프란시스코)를 꼽았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이정후는 안타를 많이 칠 수 있는 타격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 이바타 감독은 “이제 시즌이 시작했기 때문에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계속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잘 지켜보면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일 평가전을 통해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데뷔하게 된 류지현 한국 감독은 “여러 국제대회에서 코칭스태프로 참가하며 수년간 일본 대표팀을 현장에서 관찰했다. 매우 세밀하고, 파워도 겸비한 강팀이라고 생각한다. 매우 까다롭고, 힘든 상대임에 분명하지만 우리도 최상의 전력으로 구성할 것이다. 평가전은 물론 WBC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한일 야구대표팀 평가전 개최가 발표됐다. 왼쪽부터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감독,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NPB 총재, 허구연 KBO 총재, 류지현 한국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O 제공
이어 류 감독은 주목하고 있는 일본 선수에 대해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거론하기 어렵다. 세계적인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가 있고,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이상 LA 다저스)도 있지만 NPB에서 활동하는 좋은 선수들도 많다. 포수 쪽에서 카이 타쿠야(요미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굉장히 영리한 포수라 카이와 투수들의 조합을 우리도 많이 분석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저스에는 오타니, 야마모토, 사사키 등 일본인 선수들뿐만 아니라 한국계 유틸리티 야수 토미 에드먼과 내야수 김혜성, 투수 장현석도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소속팀 선수들의 WBC 출전을 지원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는데 한국과 일본 양쪽에 모두 긍정적인 뉴스였다. 
이바타 감독은 “아침부터 뉴스를 보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오타니가 부상 없이 무사히 시즌을 끝내고 WBC에 합류하면 감사하겠다”고 기대했다. 류 감독은 “WBC 자체가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대회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선수들이 참여한다면 반가운 일이다”며 “다저스에는 대한민국 선수 중 김혜성과 마이너리그에 장현석이란 젊은 유망주 투수가 있다. 로버츠 감독이 지원한다면 우리한테도 희망적이고 반가운 소식이다”고 반겼다. /waw@osen.co.kr
지난 17일 한일 야구대표팀 평가전 개최가 발표됐다. 왼쪽부터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감독,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NPB 총재, 허구연 KBO 총재, 류지현 한국 감독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K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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