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팍이면 무조건 홈런이죠. 잠실이 좋네요” 박동원 타구에 고개 숙였던 원태인의 전력투구, “포스트시즌 하듯이 1구 1구 결정구를 던졌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5.04.18 01: 45

토종 에이스가 연패 사슬을 끊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퀄리티 스타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원태인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삼성은 6-3으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한 원태인의 호투가 중반까지 분위기를 끌고 갔다. 원태인은 1회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2루타를 맞고, 1사 3루에서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4회 2사 1,2루 위기와 5회 1사 2루와 2사 1,2루 그리고 6회 2사 2루에서 실점없이 막아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17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 상대로 6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낸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orange@osen.co.kr

원태인이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자, 4회 디아즈의 역전 투런 홈런이 터졌다. 5회는 강민호가 2타점 2루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6-2로 앞선 9회말 이재희가 1점을 허용하고, 무사 1루와 2루 위기까지 몰렸다. 마무리 김재윤이 등판해 실점없이 잘 막아냈다. 
4연패 상황, 토종 에이스로서 부담감, 마음가짐도 달랐을 것이다. 경기 후 원태인은 “사실 많이 달랐다. 저희 분위기도 너무 안 좋았고 또 LG 타선이 너무 센 걸 스스로도 인정을 하고 들어갔다. 그렇기 때문에 한 구 한 구 카운트 잡는 공도 없이 초구부터 무조건 결정구라고 생각하고, 정말 한 점도 안 주겠다는 마인드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3회 해민이 형한테 슬라이더로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다가 장타를 허용을 하고 선취점을 뺏겼는데 정말 너무 화가 나더라. 분명히 경기 전에 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는데, 제 스스로 집중력으로 인해서 선취점을 뺏겼다는 게 스스로한테 너무 화가 났다. 그 뒤로 좀 더 집중해서 피칭을 했던 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LG는 송승기, 삼성은 원태인을 선발로 내세웠다.1회말을 마친 삼성 선발 원태인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5.04.17 / rumi@osen.co.kr
최근 삼성 타선은 심각한 슬럼프, 원태인은 득점 지원을 못 받는 경기를 많이 해본 경험이 잇다. 원태인은 “사실 신인 때부터 너무 많이 겪었던 거라, 올해는 욕심이 없기 때문에 내가 나가는 경기에 팀이 이길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오늘은 분위기가 솔직히 안 좋은 게 사실이었다 보니까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4회) 디아즈 선수가 바로 역전 홈런을 쳐줘가지고, 그 점수를 무조건 지켜야겠다 생각 하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4회말 1사 1루에서 박동원 상대로 홈런성 타구를 맞았다. 맞자마자 원태인은 마운드에서 포수쪽으로 내려오며 살짝 고개를 숙인였다가 타구를 쳐다보지 않고 외면했다. 홈런인줄 알았기 때문. 그러나 좌익수 구자욱이 펜스에 기대어 점프 캐치로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뒤늦게 뜬공 아웃을 알고서, 모자를 벗어 구자욱을 향해 감사 인사를 했다.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LG는 송승기, 삼성은 원태인을 선발로 내세웠다.4회말 무사 주자 1루 LG 박동원의 좌익수 플라이 타구 때 삼성 선발 원태인이 좌익수 구자욱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4.17 / rumi@osen.co.kr
원태인은 “관중석 중단까지 가는 줄 알았다. 솔직히 그 타구는 라팍이었으면 무조건 홈런, 아마 사람들 지나다니는 길가에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진짜로 맞자마자 무조건 넘어갔구나 생각하고 안 봤다. 함성 소리도 저희 쪽인지 LG 쪽인지 잘 몰라서, 소리가 너무 크길래 아 넘어갔구나 생각했다. 뒤를 돌아봤는데 주자가 귀루하고 있고, 공이 오고 있길래, 그때까지도 몰랐다. 왜 주자가 귀루하지 하고 민호형을 봤는데, 안 넘어갔다고 말해주더라”고 당시 상황을 얘기했다. 
원태인은 구자욱의 호수비에 대해 “내가 타구는 안 봤지만, 그런 타구면 자욱이 형이 좋은 수비를 했겠다 싶어서 자욱이 형한테 감사 인사를 했다. 잠실이 좋긴 좋네요”라고 웃었다.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LG는 송승기, 삼성은 원태인을 선발로 내세웠다.6회말 삼성 원태인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2025.04.17 / rumi@osen.co.kr
1구 1구 혼신을 다해서였을까. 6회 문보경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엉덩이 근육 이상으로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원태인은 “박동원 선배를 너무 잡고 싶어서 커브를 확실하게 낮게 던지려고 세게 던졌는데, 그 이전이었나, 그러다가 살짝 근육이 좀 올라온 느낌을 받았다. 갑자기 좀 올라오는 느낌이 들어서 잠깐 스톱을 했다. 다행히 다시 근육이 내려가 고 잘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원태인은 이날 호투 비결로 “오늘 매 공마다 전력 투구를 하겠다라는 마인드를 갖고 올라간 게 정말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오프도 해봤고 한국시리즈도 던져봤지만, 한 시즌을 풀어나가는데 정말 중요한 경기가 몇 가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경기가 오늘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홈으로 가서 또 클래식 시리즈라는 큰 이벤트 경기도 있고, 그걸 앞두고 저희가 원정 4연패 중이었는데 무조건 끊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포스트시즌 하듯이 매구 매구 최선을 다해서 던졌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연패를 끊는 에이스의 역할을 역시 원태인이 해줬다. 평소 보다 부담이 많았을텐데, 페이스 흐트러짐이 없이 본인 공을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에서 삼성은 LG에 6-3으로 승리했다. 디아즈가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강민호는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구자욱은 역전을 막아내는 슈퍼 캐치로 팀을 구했다. 선발 투수 원태인은 6이닝 5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기록했다.경기를 마치고 삼성 승리투수 원태인이 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4.17 /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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