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홈런 부문 1위 타자가 한국 대표팀으로 뛰는 게 두려워서일까. 일본 언론이 한일 대표팀 평가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류지현 감독이 대표팀 승선 후보로 토미 에드먼(LA 다저스)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돌연 딴지를 걸었다.
일본 야구 전문 매체 ‘풀카운트’는 지난 17일 “한국 대표팀이 토미 에드먼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소집을 안 하는 걸까. 류지현 감독이 LA 다저스 소속 한국인 선수로 김혜성, 장현석을 말해놓고 에드먼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내년 3월 개최 예정인 WBC와 관련해 오타니 쇼헤이 등 소속 선수들의 출전을 적극 지원할 거라는 입장을 밝혔다.
풀카운트는 이에 대해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대표팀 감독은 아침부터 소식을 듣고 매우 감사하게 생각했다며 기쁨을 표했지만, 류지현 감독은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2023년 WBC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했던 에드먼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라고 양국 사령탑을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으로 비교했다.
풀카운트에 따르면 류지현 감독은 “WBC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라서 유명한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건 기쁜 일이다”라며 “한국 선수 중에는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김혜성, 마이너리그에 있는 장현석이 있다. 로버츠 감독의 입장을 듣고 반가웠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에드먼의 이름을 빼먹었지만, 에드먼을 소집할 계획이 없어 언급을 안 한 걸로 보이진 않는다.
풀카운트는 에드먼 깎아내리기까지 시도했다. 매체는 “에드먼은 지난 대회에서 3경기 11타수 2안타의 아쉬운 성적을 냈다. 일본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수비에서 치명적인 실책까지 범했다. 한국은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결과를 맞이했고, 한국 언론은 에드먼을 원인 제공자로 지목하기도 했다”라고 아픈 과거를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류지현 감독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방문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모이는 무대가 될 것이다. 신구 조화를 이뤄 최강팀을 만들고 싶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런데 현재 내셔널리그 홈런 공동 1위로 활약 중인 강타자는 정말 소집하지 않는 걸까”라고 에드먼 발탁 여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순혈주의를 외쳤던 KBO는 지난 2023년 기존의 틀을 깨고 현재 국적과 관계없이 부모 또는 조부모의 혈통, 출생지로 국적을 결정할 수 있는 WBC 출전 규정에 따라 에드먼을 전격 국가대표로 발탁했다.

에드먼은 1995년 한국인 어머니 곽경아 씨와 대학야구 코치인 아버지 존 에드먼 사이에 2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한국계 선수다. 풀네임은 토마스 현수 에드먼으로, 미들 네임에 한국 이름인 현수를 사용한다. 에드먼은 당시 대표팀 유니폼에 미들네임을 살려 영문명 EDMAN 앞에 TOMMY HYUNSOO의 앞 글자를 딴 TH를 새기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2023년 대회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이었던 에드먼은 올해 LA 다저스 2년차를 맞아 20경기 타율 2할6푼3리 6홈런 14타점 13득점 OPS .858로 활약 중이다. .553의 높은 장타율과 함께 내셔널리그 홈런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 언론이 그의 한국 WBC 대표팀 승선 여부에 많은 관심을 갖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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