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정후가 너무 잘하고 있어 정말 기분 좋다”.
현역 시절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렸던 이대호가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를 향해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이정후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17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8리(68타수 23안타) 3홈런 14타점 19득점 3도루 OPS 1.042를 기록 중이다.
이대호는 지난 17일 야구인 최초 구독자 수 50만 명을 돌파한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 [RE:DAEHO]’를 통해 “지난해 데뷔 첫해 (메이저리그) 적응이 필요한데 부상까지 겹쳐 안 좋았는데 아쉬운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많은 준비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막 후 잘 맞은 타구가 계속 잡히면 다운될 수 있는데 시즌 초반부터 안타가 나오기 시작했고 홈런도 터지니까 타석에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이대호는 이정후를 향해 “홈런을 많이 쳐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영입할 때 홈런 30~40개 치길 기대한 건 아닐 거다. 중견수로서 수비 잘하고 출루 많이 해서 다음 타자에게 타점 기회를 제공하는 걸로 충분하다. 배트 중심에 맞으면 홈런은 나오는 거다. 굳이 홈런 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처럼만 하면 다들 좋아한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기 마련. 이대호는 “여름에 더워지고 배트 스피드가 느려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스스로 연구해야 한다. 이정후가 잘하는 만큼 상대 투수들도 (이정후의 장단점에 대해) 연구해서 나오니까 잘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진할 때 비난보다 격려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분명히 상대 투수들도 경계하고 슬럼프도 한 번씩 올 거다. 그럴 때 사람들이 이정후에게 입을 대면 안 된다. 이정후처럼 알아서 잘하는 선수는 그냥 놔두면 된다. 스스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또 “선수 입장에서는 안 좋을 때 모든 게 스트레스다. 안 좋은 이야기를 하면 더 안 좋아진다. 꾸준히 3할4푼에서 3할5푼 고타율을 쳤던 선수다.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가만히 놔두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누가 이정후를 비판하는가. 내게 데리고 와라.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갔으면 응원을 해주는 게 맞다. 왜 비판하는가.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역대 한국인 타자들의 서열을 놓고 토론을 벌이다 ‘추강대엽’이 유행어가 돼 있다. 추신수>강정호>이대호>이승엽 순서라는 의미다.
네 선수가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KBO리그에서 각각 활약한 무대가 다르고, 시기도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야구팬들은 가장 상위 리그인 메이저리그에서의 성적에 가중치를 두고, 일본프로야구와 KBO리그 성적을 상대 비교를 한다.
그렇게 해서 유일하게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않은 이승엽이 제일 뒷자리다. ‘추강대엽’은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닌 각자 평가기준이 다름의 문제다. 네 선수 모두 뛰어난 타자다.

이정후가 만점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추강대엽의 순서가 뒤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이대호는 “추강대엽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그냥 다 잘했던 선수 아닌가. (현재 성적을 기준으로) 이정후, 김하성, 김혜성 등 세 명으로 하자. 현재 가장 잘 치는 이정후가 먼저 가고 아픈 거 다 나으면 김하성 그다음이 김혜성으로 가면 된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에 1년밖에 안 뛰었지만 냉정한 무대다. 162경기를 치른다는 게 쉽지 않다. 한 달에 2~3일 쉬고 경기를 소화해야 하고 밤에 전세기를 타고 이동하는 게 힘들 수 있다. 분명히 슬럼프가 올 텐데 슬럼프라고 생각하지 않고 즐겁게 넘긴다면 올해 분명히 잘해서 웃으면서 귀국하길 바란다”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