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쳐도 호수비 막히거나 야수 정면, 첫 3안타 역전 기여, 뻥 뚫은 박찬호 "바가지 안타가 가장 좋더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5.04.18 09: 40

"바가지 안타가 가장 좋았다".
KIA 타이거즈 리드오프 박찬호(29)가 드디어 타격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개막 직후 도루하다 무릎부상을 입은데다 타격감을 되찾지 못해 부진의 시간이 길었다. 타선도 집단슬럼프에 빠져 팀 성적도 바닥을 기었다. 3안타와 함께 9회 끝내기 역전의 발판을 놓으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지난 17일 KT 위즈와의 광주경기를 앞두고 이범호 감독은 "찬호가 정타 많은데 어제도 잡혀서 화 많이 났다. 잘 맞은게 잡히면 빗맞은 것으로 보상받는다. 3~4월은 안 좋아도 5~6월 가면 안타 40~50개 칠 수 있다. 힘든 시기 넘기면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시즌 마칠 것이다"며 위로했다. 

17일 오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KIA는 양현종, 방문팀 KT는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5회말 1사 3루 상황 KIA 박찬호가 추격의 1타점 2루타를 날리고 2루에 안착해 기뻐하고 있다. 2025.04.17 / dreamer@osen.co.kr

사령탑의 예측은 현실이 되었다. 1회 첫 타석은 2루 땅볼로 물러났다. 0-3으로 뒤진 3회 무사 1,2루에서는 2루 뜬공에 그쳐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그러나 5회말 한 점을 추격한 가운데 이어진 1사3루에서 왼쪽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폭발해 2-3으로 바짝 따라붙었다. 
경기를 마치고 끝내기타를 날린 KIA 나성범이 박찬호를 비롯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5.04.17 / dreamer@osen.co.kr
3-3 동점이던 7회는 선두타자로 나서 손동연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터트렸다. 후속타 불발로 역전득점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3-4로 패색이 짙던 9회말 1사1루에서 2루수 오른쪽 뒷편에 떨어지는 바가지 안타를 만들어내 찬스를 이어주었다. 만루에서 나성범의 2루타때 끝내기 득점을 올리며 희희낙락했다. 
사령탑이 말한 바가지 안타로 보상을 받은 것이었다. 시즌 첫 멀티히트이자 3안타였다. 타점도 올리고 끝내기 역전에도 기여하는 최고의 하루가 됐다. 1할대 타율로 답답했던 가슴도 뻥 뚤린 하루였다.  "시즌 첫 멀티히트이다. 12경기만에 처음이다.  하나 둘 셋 하고 돌리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타구 나왔다. 바가지 안타가 가장 인상 깊었다"며 후련한 얼굴 표정을 지었다. 
이어 "잘맞았는데 잡힌 것이 올해 10개가 넘는다. 공을 잡아놓고 막 때린다는 느낌은 없다. 중심에 맞아도 어거지로 나왔다. 그래도 안타 타구들이 다 잡혀버렸다. 어제부터 좋았다. 내 스윙을 한다는 느낌, 공을 골라낸다는 느낌이 긍정적이었다. 오늘까지 안나오면 진짜 땅 파겠다 싶었는데 너무 좋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태그를 시도하는 KIA 유격수는 박찬호. 2025.04.17 / dreamer@osen.co.kr
마지막으로 "항상 4월에 안 좋았다. 올라오겠지 믿음은 있었다. 팀 순위가 안 좋고 다 못치는데 나도 이러니 너무 힘들었다. 순위가 더 쳐지면 올라오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 스트레스가 많았다. 시즌 때 술을 안마시는데 어제는 와이프 앞에 앉혀놓고 술도 마셨다. 그냥 푹 자고 출근도 늦게 했다. 리프레시를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술 진짜 맛없더라"며 웃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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