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말도 안 돼, 어떻게 이게 되지?…작년과 완전히 다른 타자" 얼마나 바뀌었길래, 美 매체 집중 분석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4.19 02: 30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놀라운 변화에 미국도 놀랐다. 
미국 야구통계분석사이트 ‘팬그래프’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이정후가 스타처럼 보이기 시작한다’는 제목하에 올 시즌 이정후의 변화와 성공 포인트를 집중 분석했다. 
기사를 쓴 에스테반 리베라 기자는 ‘이정후처럼 부상으로 신인 시즌을 마치는 건 어떤 선수도 원치 않는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놓이면 그 시간 동안 자신의 퍼포먼스를 돌아보고, 복귀 후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조정을 하는 데 쓸 수 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이정후는 그 시간을 매우 잘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상으로 재활하는 동안 이정후가 준비를 잘했다고 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리베라 기자는 ‘이정후는 공격 면에서 뚜렷한 발전을 보여주고 있고, 어떤 변화를 줬는지 깊게 들여다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지금 이정후는 작년 봤던 모습과 완전 다르기 때문이다”며 wRC+ 192, xwOBA .394, 스윗스팟 비율 43.1% 등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게 좋아진 세부 수치들을 주목했다. 
리베라 기자는 기록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변화도 짚었다. 그는 ‘이정후의 올 시즌 경기 영상을 분석하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몸통과 팔을 완전히 뻗은 상태에서도 이상적인 배트 궤적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 덕분에 그는 바깥쪽 ⅓ 지점을 높은 수준으로 커버하고 있다. 보통 배트를 멀리 뻗을 때는 스윙 궤적이 수평으로 바뀌어 땅볼 타구가 되기 쉽지만 이정후는 상체 유연성과 근력을 이용해 스윙 궤적을 유지한다. 투수들에게 악몽 같은 타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깥쪽 ⅓ 지점에 대한 기록 변화도 한눈에 보인다. xwOBA(.271→.450), 스윙률(50.0%→57.4%), 스윙 길이(7.3피트→7.5피트), 헛스윙률(8.2%→5.7%) 모두 눈에 띄게 좋아졌다. 
리베라 기자는 ‘샘플이 적지만 이정후는 바깥쪽 공에 공격적이고, 스윙이 살짝 길어지면서 기록도 좋아졌다’며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정후는 타격 포인트를 뒤쪽으로 옮기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에는 메이저리그의 빠른 구속에 적응하기 위해 KBO 시절보다 앞쪽에서 공을 맞히려 했지만 땅볼이 많이 나왔다. 2024년 히팅 포인트는 무게 중심으로부터 32.7인치였지만 올해는 31.1인치로 뒤로 갔고, 배트 박스에서도 조금 더 뒤쪽으로 물러서 공간과 시간을 확보했다. 그 효과가 바깥쪽 공략에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타격시 스탠스에도 변화가 있다. 리베라 기자는 ‘이정후의 스탠스 각도는 33도에서 40도로 열렸고, 타격시 내딛는 앞발은 여전히 오픈된 자세이지만 약간 닫힌 형태로 변했다. 앞발의 위치 변화는 회전 방향에 영향을 준다. 좌타자 이정후가 너무 오픈된 상태로 앞발을 내딛으면 회전 방향이 우측에 치우쳐 땅볼이 많아질 수 있다. 앞발을 살짝 닫은 덕분에 회전 방향으로 센터 쪽으로 바뀌었고, 바깥쪽 공을 커버하며 강하게 타격할 수 있는 자세가 만들어졌다’며 ‘앞발을 내딛으면서 어떻게 스탠스를 열어둔 상태로 유지할 수 있을까 싶은데 그 이유는 결국 상체 유연성이다. 이 유연성은 그의 플레이 스타일을 뒷받침하는 신체적 특성이다. 스탠스를 열어둔 채 발을 내딛더라도 이상적인 회전 방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고 이정후의 타고난 유연성을 강조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 시즌 이정후의 가장 인상적인 타격으로는 지난 8일 신시내티 레즈전 9회 헌터 그린을 상대로 만든 안타를 꼽았다. 당시 이정후는 그린의 7구째 바깥쪽 존에 들어온 시속 99.7마일(160.5km)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쳐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시속 103.6마일(166.7km) 하드 히트였다. 
리베라 기자는 ‘이 공에 강한 타격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올 시즌 좌타자가 우완 투수의 시속 99마일 이상 바깥쪽 공을 안타로 만든 건 4번밖에 없는데 이정후는 그 중 단 2번밖에 안 나온 타구 속도 95마일 이상 안타 중 하나였다. 나머지 하나는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이 기록했다. 보통 타자가 코너에 꽂히는 시속 99마일 공에 이렇게 환상적인 스윙을 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치켜세웠다. 
이정후의 탁월한 상체 유연성과 하체 안정성을 이 같은 비결로 꼽은 리베라 기자는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이정후가 보여준 조정은 그가 더 나은 타자 됐음을 확신케 한다. 물론 투수들도 이정후에 대한 공략법을 다시 바꾸겠지만 이미 이정후는 타석에서 커버리지를 크게 향상시켰다. 앞으로도 적응력이 뛰어난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활약이 반짝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aw@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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