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박진형의 활약이 가장 기뻤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지난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를 되돌아보며 시즌 첫 등판을 무실점으로 장식한 박진형을 칭찬했다.
7-1로 크게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박진형은 첫 타자 김태진을 2루 땅볼로 유도한 데 이어 어준서를 3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2사 후 송성문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내줬지만 장재영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 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이날 최고 구속 148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주무기 포크볼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좋은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으로 잘 알려진 박진형의 기분 좋은 출발에 롯데 선수단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18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감독은 “어제 경기에서 박진형의 활약이 가장 기뻤다”면서 “구속이 잘 나오니까 변화구도 잘 통했다. 148km까지 안 바란다. 제구력이 좋으니 140km대 중반만 나와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불펜에서 준비할 때부터 긴장을 많이 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영상을 보고 나서 내가 이렇게 했었구나 하는 걸 알게 됐다. 기분이 좋았다”. 박진형의 시즌 첫 등판 소감이다.
박진형은 또 “긴장되긴 했지만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포수 (유)강남이 형의 사인대로 던지면 된다고 생각했다. 신인의 마음으로 미트만 보고 던졌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구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던 박진형은 “어제 최고 148km까지 나왔다고 하더라. 그동안 열심히 하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286승 레전드 출신 주형광 1군 투수 코치, 김상진 퓨처스 투수 코치, 문동환 퓨처스 불펜 코치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진형은 “주형광 코치님께서 저 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다. 퓨처스팀 투수 파트와 계속 의논하며 저를 만들어주셨다”며 “김상진 코치님과 문동환 코치님의 조언대로 투구 폼을 수정했는데 점점 좋아졌다”고 말했다.

시즌 첫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박진형은 필승조의 한 축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투수라면 당연히 욕심이 나기 마련이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감독님께서 칭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계속 좋은 투구로 감독님을 기분 좋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박진형은 “마지막에 제 이름을 불러 주실 때 살짝 울컥했다. 너무 감사드린다. 잊지 않고 기다려주신 것만으로 감사드리는데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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