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삐뚜루 간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가 4승을 거두며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치리노스는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 7이닝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구속 151km의 주무기 투심(39개)와 낙차 큰 포크볼(25개)로 삼진을 많이 뺏어냈다. 포크볼은 131~140km의 구속을 보였다. 슬라이더 11개, 포심 패스트볼 8개, 스위퍼 5개를 던졌다.
치니로스는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 중이다. 다승은 팀 동료 임찬규, 롯데 박세웅과 공동 1위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5위다. 5경기에서 QS(퀄리티 스타트)는 기본이다.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고, 2실점 이하로 막아냈다. 7이닝 1실점을 2번이나 기록했다.

1회말 2사 1루에서 SSG 정준재의 2루 도루 아웃에 대해 SSG가 신청한 비디오판독이 2분간 실시됐고,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됐다. 더그아웃으로 거의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2분을 기다린 치리노스는 살짝 밸런스가 흐트러진 것으로 보였다. 한유섬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고, 고명준도 3볼까지 몰렸으나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없이 막아냈다.
2회, 3회, 4회는 연거푸 삼자범퇴로 끝냈다. 3회 1사 후 박성한을 150km 투심, 정준재는 151km 투심으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는 공 4개로 타자 3명을 뜬공, 땅볼, 뜬공으로 처리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타자들이 볼끝 변화가 심한 치리노스의 투심을 정타로 때려내지 못했다.
5회가 위기였다. 볼넷에 이은 발빠른 최준우의 보내기 번트가 3루쪽 선상으로 굴렀고 포수가 잡아 1루로 던졌으나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가 됐다. 이어 희생 번트를 대기 위해 대타로 나온 김성현은 번트 파울로 2스트라이크에 몰렸는데, 3유간을 빠지는 좌전 안타를 때렸다.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린 치리노스는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박지환을 유격수 땅볼로 1점만 허용하고, 박성한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정준재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대량 실점 위기를 넘겼다. 6회와 7회는 다시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LG는 지난 겨울 빅리그 통산 20승 투수인 치리노스를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선인 총액 100만 달러를 모두 채워서 영입했다. 치리노스는 지난해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뛴 현역 빅리거다. 염경엽 감독은 치리노스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우며 "15승은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ML 통산 20승 투수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포수 박동원은 치리노스에 대해 “솔직히 스프링캠프에서는 좀 반신반의 했었다. 그런데 경기를 하면서 보니까 생각보다 치리노스가 던지는 공에 타자들이 스윙이 잘 안 맞더라. 진짜 15승은 가능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주무기 투심의 최고 구속은 150~151km다. 18일 SSG전에서는 151km로 나왔다. 박동원은 “생각보다 공의 변화가 좋아요. 공이 빠르면 원래 변화가 많이 있기는 힘든데, 치리노스는 공도 빠르고 변화도 많다”고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비결로 말했다. 이어 “5~6회가 넘어가도 꾸준히 유지하는데 별 문제없다”고 체력적인 장점도 덧붙였다. 차명석 단장은 18일 경기 후 “치리노스 공이 좋다”고 흐뭇해했다.
한편 LG는 이날 승리로 17승 4패(승률 .810), 역대 개막 21경기 최고 승률 타이를 기록했다. 2020년 NC와 2022년 SSG가 나란히 17승 4패를 기록했고, 두 팀 모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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