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까지 도와준 한화 6연승, 10G 9승→2위 도약했는데…김경문 감독 마음 편치 않았다, 권희동 사구 걱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4.20 01: 51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비의 도움까지 받으며 6연승을 질주했다. 최근 10경기 9승1패로 급반등하면서 10위였던 순위도 열흘 만에 2위로 대도약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를 7-2, 5회 강우콜드 게임으로 이겼다.
5회초 NC 공격이 끝나며 정식 경기가 성립된 오후 6시52분 중단된 경기는 8시13분 강우콜드 게임이 선언됐다. 81분을 기다렸지만 비가 그치지 않았다. 

한화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주시하고 있다. 2025.04.18 / dreamer@osen.co.kr

궂은 날씨 속에서도 최고 시속 159km 강속구를 뿌린 선발투수 문동주가 5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강우콜드 완투승을 기록했다. 비의 도움을 받아 데뷔 첫 완투를 하며 팀의 6경기 연속 선발승 기록도 이어갔다. 
정식 경기가 성립되기 위해선 홈팀이 5회초를 마쳐야 했는데 문동주가 이닝 마지막 타자 김주원을 상대할 때 폭우가 쏟아졌다. 굵어진 빗방울을 맞아가며 김주원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고, 강우콜드 게임을 위한 조건이 갖춰졌다.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타선도 문동주에게 7득점을 지원했다. 3회말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추격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4회말에는 노시환의 쐐기 스리런 홈런 포함 6득점 빅이닝을 휘몰아치면서 NC 선발 라일리 톰슨을 무너뜨렸다. 
6연승 포함 최근 10경기에서 9승1패를 거둔 한화는 13승11패(승률 .542)를 마크,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한화가 2위에 오른 것은 지난해 4월6일(8승4패) 이후 378일 만이다. 20경기 이상 기준으로 ‘2위 한화’는 2018년 9월6일 이후 무려 2417일 만이다. 당시 한화는 117경기(65승52패)를 소화한 시점으로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가을야구에 나갔다. 
한화로선 여러모로 기분 좋은 날이었다. 6연승을 달리며 2위로 도약했고, 5회초 종료 시점에 딱 맞춰 폭우가 쏟아진 덕분에 불펜 소모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20일 경기에도 모든 불펜을 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더욱 반가운 비였다. 
한화 선수들이 19일 대전 NC전을 5회 강우콜드 게임으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그러나 김경문 한화 감독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승리를 거둔 감독은 구단을 통해 ‘승장 코멘트’를 전하는데 이날 김경문 감독은 이를 생략했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 NC 1번 타자 권희동은 1회초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문동주의 초구 시속 148km 직구에 왼쪽 광배근을 맞고 교체됐다. 가뜩이나 박건우, 맷 데이비슨 등 중심타자들이 연이어 부상으로 이탈해 머리가 아픈 NC인데 권희동마저 1회 첫 타석부터 불의의 사구로 빠졌다. 
곧장 병원으로 이동한 권희동은 다행히 큰 부상을 피했다. X-레이, CT 검사 결과 단순 타박상 소견을 받아 한숨 돌렸다. 
NC 이호준 감독과 한화 김경문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3.16 / ksl0919@osen.co.kr
NC가 13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4회 터진 권희동의 3점 홈런을 앞세워 4-1로 이겼다. 마산 홈에서 첫 승리를 신고한 김경문 NC 감독이 권희동과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3.04.13 /jpnews@osen.co.kr
그래도 김경문 감독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5회초 종료 후 우천 중단됐을 때 김 감독은 양승관 수석코치와 함께 NC 측을 찾아 이호준 감독에게 미안한 마음을 직접 전했다. 김 감독과 이 감독은 2013~2017년 NC에서 5년간 감독과 선수로 함께한 사제지간. 공을 맞은 권희동도 같은 기간 김 감독이 신인 때 발굴해 주전으로 키운 선수다. 아무래도 마음이 더 쓰였을 것이다. 
김 감독은 평소 상대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중시하는 야구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승부도 중요하지만 같은 야구인으로서 ‘동업자 정신’을 발휘했고, 승장 코멘트를 생략하는 것으로 상대를 배려했다. 
김 감독뿐만 아니라 승리투수가 된 문동주도 사과했다. 경기 후 문동주는 “권희동 선배님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내일 경기 전 찾아가 인사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는 20일 NC전 선발투수로 우완 코디 폰세를 예고했다. NC에선 우완 이용찬이 선발등판한다.
1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를 앞두고 한화 김경문 감독과 NC 서재응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치진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4.18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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