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아름다운' 김혜자가 천국에서 남편 손석구와 재회했다.
19일 방송된 JTBC 새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는 남편 고낙준(박웅 분)을 떠나보낸지 1년이 지나 천국에서 젊은시절로 회춘한 고낙준(손석구 분)과 만난 이해숙(김혜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해숙은 80대 나이에 업둥이나 다름없는 이영애(이정은 분)와 함께 일수꾼 일을 하며 하반신 마비인 고낙준의 수발을 들었다. 그럼에도 고낙준과 이해숙은 변함없이 서로를 아끼며 애정행각을 펼쳤고, 고낙준은 "당신 고생 안하게 오래 안아프고 쥐도새도 모르게 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해숙은 "그렇지 않기만해 나 계속 따라가서 잔소리할거야"라며 눈시울을 붉혔고, 고낙준은 "아니 어딜 따라와. 지긋지긋한 이 짐덩이도 덜었으니 홀가분하게 꽃바람 즐기다가 천천히 와야지"라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다음날 이해숙은 돈을 빌려갔던 노인이 사망한 사실을 알았지만, "사람은 죽어도 빚은 남는거다"라며 상중인 딸에게 돈을 받어내려 했고, 이영애는 "그래도 술먹고 도박하다 빚진것도 아니고 시집간 자식 어렵게 사니까 병원비 빌린건데 짠하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자 이해숙은 "난 안짠해? 남편 사고나서 하반신 마비되고 서른도 안된 나이에 남편 보험금으로 일수 시작했다. 독한년 죽일년 소리들으며 시장통에서 매일 망신당하는 난 안짠해?"라고 받아쳤다. 그는 딸에게 "그쪽 아버지가 나한테 일수를 썼다"며 돈을 받아냈고, 딸은 조의금을 꺼내 이해숙에게 건네며 "당신은 안죽어? 이러고 나중에 죽어서 우리아버지 만나면 안 부끄럽겠냐. 그돈가지고 꼭 지옥가라. 내가 당신 지옥가라고 빌고 또 빌거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집으로 가는 길 이해숙은 "천국이라는거 진짜 있는걸까?"라고 물었고, 이영애는 "지옥갈까봐 무서워요?"라고 말했다. 이해숙은 "지옥갈까봐 무서운건 아니고 너네 아저씨는 평생 착하게 살았거든"이라고 털어놨고, 이영애는 "죽어서 아저씨 못만날까봐 그러냐. 사장님도 천국 갈거다. 솔직히 다른사람들한텐 모르겠고 나한텐 착하다"고 위로했다.
이후 이해숙은 일수 해보겠다며 찾아온 여성에게 "이런거 사들고 찾아올정도면 아직 살만한거다. 이 일은 이런거 사들고 올 염치도 안 생길떼 그때나 하는 것"이라며 돌려보냈다. 이에 이영애는 "그럼 저도 하면 안되는거냐. 이 일. 주스같은거 사올 염치 안생길때 하는거라면서요"라고 물었고, 이해숙은 "하고싶어 이게? 같이다니면서 다 봐놓고도?"라며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도둑질하고 살면 되냐. 더 나은걸 배우려고 해야지"라고 타박했다.
그는 "아저씨 보상금이라고 요만큼 나왔는데 누가 자기아들 교통사고 나서 수술해야된다고 수술비로 빌려달래. 과부마음 과부가 안다고 빌려줬다. 근데 안갚더라. 이핑계 저 핑계 대고. 빌려갈때는 은인이라더리 받으러가니까 이년저년 하고. 그때까지 난 얘기하다 목소리만 커져도 가슴부터 울렁거리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누가 앞에서 칼춤 춰도 안무섭다. 딱 하나. 너희 아저씨가 나보다도 하루라도 늦게 죽을까봐 그게 무섭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지옥 생각에 불안해진 이해숙은 교회를 찾아 "전 어디든 괜찮으니까 우리 남편 꼭 천국가게 해주세요 기왕이면 저도 같이 가게 해주세요. 아니다 저는 안보내주셔도 된다"고 간절하게 빌었다. 그때 저승사자가 고낙준을 데려가려 하는 꿈을 꿨고, 황급히 집으로 돌아가자 꿈 속에서 저승사자에게 달려들었던 반려묘가 숨을 거둔 채 누워 있었다. 이에 이해숙은 반려묘를 묻어주며 "천국 가야된다", "아저씨 지켜줘서 고마워"라고 인사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고낙준도 세상을 떠났고, 이해숙은 "왜 이런대? 나 오늘 힘들었다. 그만해요. 진짜 나 이렇게 힘들게 할거예요? 지금까지 힘들게 일하고 온 사람한테 또 이렇게 장난친다 난 몰라요 일어나든가 말든가"라고 애써 현실을 부정하다가도 고낙준의 사망을 알아차린 이영애에게 "갔어"라고 말했다. 이영애는 허망한 표정으로 서있는 이해숙을 끌어안은 채 눈물흘렸고, 이해숙은 "길었다. 참 길었어"라고 말했다.
고낙준을 떠나보낸 이해숙은 약을 먹지 않고 버리는 등 세상을 떠날 준비를 했다. 이어 일수를 위해 찾은 떡집에서 이영애가 떡집 아들에게 반한 모습을 보이자, 일수를 모두 까주고 모은 돈으로 가게를 도와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이영애와 떡집 아들의 선자리를 마련했다.
이를 알게된 이영애는 크게 화를 내며 "사장님은 왜 나한테 거짓말 했냐. 떡집아들한테 남은 일수 까주기로하고 모은 돈으로 가게 도와줄수 있다고 했다면서요. 모를줄 알았냐"고 말했고, 이해숙은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길래"라고 답했다. 이에 이영애는 "그것때문 아니지 않나. 나 여기 놔두고 혼자 떠날준비 하는거지 않냐"고 눈물흘렸고, 이해숙은 "누구든 떠나 늙으면"이라고 말했다.
이영애는 "누가 몰라? 난 너무 섭섭하다고요. 갈때 가더라도 그렇게 갈라고 노력은 하지 말았어야죠"라고 말했고, 이해숙은 "이제 지겨워 누구 돌보는거 그만하고싶어"라고 지친 모습을 보였다. 이영애는 "나 다 컸잖아요. 다 컸는데 뭘 돌봐요. 내가 돌볼테니 걱정하지 마라"라며 오열했지만 이해숙은 "필요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 뒤 이영애는 "우산쓰는법 그것만이라도 가르쳐달라"고 말했고, 이해숙은 우산을 이용한 방어법을 모두 전수해준 뒤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죽음을 맞았다.
사망한 이해숙은 저승사자(조우진 분)의 지시대로 저승 지하철을 탔다. 그는 "나 지옥가요? 그냥 불안해서 그렇다"라고 물었고, 저승사자는 "요즘에 심판도 자동화 돼있다. 천국갈지 지옥갈지 스스로 안다. 몸이 반응할거다. 지옥역에 몸이 움직이면 지옥가는거고 아니면 천국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려와는 달리 천국에 도착한 이해숙은 개별 상담을 통해 "누구랑 같이 살고싶냐"는 질문에 고낙준을 선택했고, 고낙준 역시 천국에 있으며 그 또한 이해숙을 선택했다는 답에 크게 안도했다. 이어 "몇살의 모습으로 살고싶냐. 한번 정한 나이는 바꿀수 없다"는 말에 "제가 20살때랑 25살때 물이 올랐다. 남편만난 25살이 나으려나"라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중 고낙준의 사망 전 "스물에도 예뻤고 마흔에도 예뻤지만 당신 지금이 제일 예뻐요. 하루 같이 살면 하루 더 정이 쌓여서 예쁜건가. 지금이 우리 마누라 제일 예쁘다"고 했던 말을 떠올리고는 "저 80이요"라고 답해 직원을 당황케 했다.
이후 이해숙은 80대의 몸으로 남편이 있는곳으로 이동했고, 그 곳에는 생전에 남편이 말했던 그대로의 집이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그 곳에서 나온 사람은 80대의 고낙준(박웅 분)이 아닌 젊은시절의 고낙준(손석구 분)이었다. 두 사람은 예상과는 다른 서로의 모습에 크게 당황했고, 이해숙은 "X됐다.."고 절망해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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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