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살이었는데…" 무려 18년 만에 한화 선발 6연승, 문동주가 시작하고 이어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4.20 07: 10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무려 18년 만에 6경기 연속 선발승을 기록했다. 연승의 시작점이었던 문동주(22)가 이 기록을 6경기로 연장시켰다. 
문동주는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한화의 7-2, 5회 강우콜드 승리를 이끌었다. 
정식 경기가 성립이 걸린 5회초 이닝 막판 폭우가 쏟아졌고, 오후 6시52분 중단된 경기는 81분이 흘러 8시13분에 콜드게임이 선언됐다. 문동주의 데뷔 첫 완투가 강우콜드 게임으로 완성된 순간이었다.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문동주는 최고 시속 159km, 평균 153km 직구(35개)를 비롯해 포크볼, 슬라이더(이상 15개), 커브(10개), 투심(4개)을 던졌다. 5회까지 투구수 79개로 효율적이었다. 
경기 후 문동주는 “적은 투구수로 5회를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다. 지난 경기에 이어 날씨가 안 좋긴 했지만 그런 날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오히려 좋게 작용한 것 같다”며 “상대 선발(라일리 톰슨)도 구위가 워낙 좋은 투수여서 수비 시간이 짧아야 우리 야수들에게 공격 기회가 올 거라 생각했다.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빨리 공략하려 했다”고 말했다. 
문동주의 호투에 힘입어 한화는 팀 연속 선발승 기록도 6경기로 늘렸다. 지난 13일 대전 키움전 문동주(6이닝 1실점 비자책)를 시작으로 15~17일 문학 SSG전 코디 폰세(7이닝 무실점), 라이언 와이스(6이닝 2실점), 류현진(5⅓이닝 2실점), 18일 대전 NC전 엄상백(5이닝 4실점)에 이어 다시 문동주 차례에 연속 선발승 기록이 이어졌다. 
한화의 선발 6연승은 무려 18년 만의 기록이다. 2007년 4월29일 광주(무등) KIA전 류현진(8이닝 2실점)을 시작으로 5월 2~3일 대구(시민) 삼성전 문동환(9이닝 2실점 완투), 세드릭 바워스(7이닝 2실점), 4~6일 대전 KIA전 정민철(9이닝 무실점 완봉), 류현진(6이닝 3실점), 최영필(5이닝 3실점)이 6경기 연속 선발승을 합작한 게 마지막이었다. 그해 한화는 3위로 포스트시즌 나갔다.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이 기록에 대해 문동주는 “2007년은 (세는 나이로) 제가 5살이었다. 그때 사진을 봐야 기억이 날 것 같은데 아무 것도 모르고 엄마 아빠만 따라다녔을 것이다”며 웃은 뒤 “연속 선발승 기록을 의식하진 않았고 팀의 좋은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선발 6연승 기록이 다시 나오기까지 걸린 18년의 세월은 한화의 오랜 암흑기와 겹친다. 늘 마운드가 약해 고난을 겪었는데 올해는 강력한 선발야구를 펼치고 있다. 최근 6연승 포함 10경기 9승1패로 반등에 성공했는데 9승 전부 선발승이다. 이 기간 폰세, 와이스, 류현진, 문동주가 각각 2승씩, 엄상백이 1승을 올렸다. 
5선발로 시작한 문동주가 2경기 연속 승리로 안정을 찾은 게 크다. 올 시즌 5경기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 중인 문동주는 22이닝 동안 삼진을 24개를 잡으며 볼넷은 2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9이닝당 볼넷 0.82개로 앞서 3시즌 통산 3.27개보다 크게 줄였다.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이날 3회 2사 후 최정원에게 내준 것이 시즌 두 번째 볼넷. 지난 2일 대전 롯데전 2회 유강남에게 허용한 뒤 이어온 50타자 연속 무볼넷이 깨졌다. 볼넷 이후 김주원에게 우중간 3루타, 박민우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2실점했다. 오랜만에 내준 볼넷이 실점으로 연결된 것이다. 
문동주는 “항상 볼넷으로 인해 흐름이 뭔가 안 좋게 된다. 볼넷을 안 주려고 신경써서 던지고 있는데 다음 경기 준비에 있어 교훈이 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그 부분이 제일 아쉬웠다”며 “(비가 오기 시작한 5회초) 빨리 끝내기 위해 어떻게든 스트라이크를 집어넣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양상문 코치님께서도 마운드에 오셔서 ‘직구가 좋으니까, 힘 있게 빨리 승부하자’고 말씀을 해주신 게 도움이 됐다”고 공을 돌렸다.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한편 문동주는 1회초 첫 타석에서 자신의 초구 시속 148km 직구에 왼쪽 광배근을 맞고 교체된 NC 권희동에게도 사과 의사를 표했다. 권희동은 사구 직후 교체돼 병원에서 검진받은 결과 다행히 단순 타박으로 나왔다. 문동주는 “권희동 선배님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내일 경기 전 찾아가 인사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우천 중단된 사이 이호준 NC 감독을 찾아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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