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희생번트 투혼→아찔 충돌→봉합술, 꽃감독 왜 KIA의 밝은 앞날이 보였을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5.04.20 08: 11

“KIA가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지난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2차전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선빈의 이른바 ‘투혼의 희생번트’를 보고 KIA의 밝은 앞날이 보였다고 밝혔다. 
개막과 함께 9경기 타율 4할2푼3리 6타점 순항하던 김선빈은 돌연 왼족 종아리 내측 근육이 미세 손상되며 지난 5일 전열에서 이탈했다. 김선빈은 다행히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16일과 17일 퓨처스리그 실전을 거쳐 18일 1군 무대로 돌아왔다.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린다.이날 두산은 콜어빈, KIA는 윤영철을 선발로 예고했다.6회초 무사 1루 KIA 김선빈이 희생번트를 댄 후 1루로 진루하는 과정에서 수비하는 두산 2루수 박계범과 충돌, 교체되고 있다. 2025.04.18 / ksl0919@osen.co.kr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린다.이날 두산은 콜어빈, KIA는 윤영철을 선발로 예고했다.6회초 무사 1루 KIA 김선빈이 희생번트를 댄 후 1루로 진루하는 과정에서 수비하는 두산 2루수 박계범과 충돌,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2025.04.18 / ksl0919@osen.co.kr

이범호 감독은 김선빈을 1군 등록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당초 18일과 19일 교체로 1군 분위기를 익히게 한 뒤 20일 선발 기용하려고 했지만, 19일 비 예보로 인해 플랜을 바꿨다.(19일 비가 내렸지만, 경기는 취소되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내일(19일) 비가 온다고 해서 내일 하루 휴식을 주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선수와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괜찮다고 해서 오늘(18일) 선발로 나가게 됐다. 후반에 내보내는 것보다 초반에 나가서 나중에 대주자로 바꿀 수 있으면 바꾸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3루를 가득 메운 KIA 원정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등장한 김선빈. 그런데 1회초 1루수 땅볼, 3회초 삼진으로 1군 분위기를 익혀나가다가 세 번째 타석에서 불의의 부상을 입었다.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린다.이날 두산은 콜어빈, KIA는 윤영철을 선발로 예고했다.6회초 무사 1루 KIA 김선빈이 희생번트를 댄 후 1루로 진루하는 과정에서 수비하는 두산 2루수 박계범과 충돌,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2025.04.18 / ksl0919@osen.co.kr
1-3으로 뒤진 6회초 무사 1루 상황이었다. 김선빈은 희생번트를 치고 1루로 뛰어가다가 1루 베이스 커버에 나선 2루수 박계범과 강하게 충돌했다. 안면부가 박계범의 오른쪽 어깨와 강하게 부딪치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진 상태로 상당한 고통을 호소했다. 곧바로 KIA 트레이너와 의료진이 김선빈을 향해 달려갔고, 김선빈은 입에 거즈를 문 상태에서 몸을 일으킨 뒤 경기장을 걸어서 빠져나갔다.
충돌 여파로 입술 안쪽이 찢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함녀서 급하게 인근 대형병원으로 이동했다. KIA 관계자는 “윗입술 안쪽이 찢어져서 서울아산병원으로 이동해 봉합술을 받을 예정이다. 워낙 강한 타박을 당해 X-레이를 통해 치아 및 턱도 체크할 계획이다”라고 비보를 전했다. 
KIA는 김선빈의 아찔한 충돌 이후 급격히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김선빈이 투혼의 희생번트로 1루주자 박찬호의 진루를 도왔으나 나성범이 2루수 땅볼, 패트릭 위즈덤이 루킹 삼진에 그쳤고, 마운드는 6회말 대타 김인태, 7회말 제이크 케이브, 양석환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헌납하며 승기를 내줬다. KIA는 1-7 완패를 당하며 두산전 5연패 수렁에 빠졌다.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린다.이날 두산은 콜어빈, KIA는 윤영철을 선발로 예고했다.4회초 KIA 이범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04.18 / ksl0919@osen.co.kr
이범호 감독은 “(김선빈이) 평소에 번트를 잘 대지도 않더니 그날은 한 번 살아보겠다고 댄 거 같더라. 안 다치는 게 가장 중요한 건데 그렇다보니 마음을 졸였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으며 “김선빈 번트는 본인 판단이었다. 물론 가끔씩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번트를 대곤 하는데 어제는 종아리 부상에서 복귀한 첫날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본인이 살아보겠다고 대는 걸 보고 철렁했다”라고 되돌아봤다. 
36살 베테랑의 투혼은 예상과 달리 하위권으로 처져 있는 KIA에 묵직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은 “고참선수가 종아리가 안 좋은데도 한 번 살아보겠다고 번트를 대는 걸 보고 나도 많은 걸 느꼈다. 팀이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김선빈은 다행히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서 윗입술 안쪽 봉합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봉합은 깔끔히 마무리됐고, 추가 검진 결과 턱, 치아 등에도 이상 없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범호 감독은 “큰 부상이 아니라서 오늘(19일) 하루 정도만 쉬면 내일(20일)부터 괜찮을 거 같다”라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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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한화는 류현진, 방문팀 KIA는 아담 올러를 선발로 내세웠다.7회초 1사 2루 상황 KIA 김선빈이 역전 1타점 2루타를 날리고 있다. 2025.0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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