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졌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영웅이 15일 만에 손맛을 봤다. 지긋지긋한 부진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영웅은 지난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2차전에 7번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 타율 1할1푼8리(34타수 4안타)에 불과했다. 지난 15일 잠실 LG전부터 4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18일 대구 롯데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삼성은 19일 유격수 이재현-중견수 김성윤-좌익수 구자욱-지명타자 박병호-1루수 이창용-우익수 김헌곤-3루수 김영웅-포수 이병헌-2루수 심재훈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김영웅이 홈구장에서 결과가 좋았다. 기대를 해볼 것”이라고 한 방을 날려주길 바랐다.

김영웅은 2-0으로 앞선 2회 첫 타석부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호쾌한 장타를 뽐냈다. 선두 타자로 나선 김영웅은 롯데 선발 김진욱과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이는 빅이닝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이병헌의 몸에 맞는 공과 심재훈의 희생 번트 그리고 이재현의 좌전 안타로 1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김성윤이 우전 안타를 때려 3루 주자 이병헌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계속된 1,3루 찬스에서 구자욱이 우월 3점 아치를 폭발했다. 7-0.
이후 세 차례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첫 타석에서 보여준 한 방만으로도 충분했다. 2회 우월 3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을 올린 구자욱은 “추가 득점이 필요한 가운데 (김)영웅이가 귀중한 홈런을 터뜨린 덕분에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고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리기도.

모처럼 손맛을 본 김영웅은 “타격이 잘되지 않는 가운데 그나마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수비에 더 집중했다”면서 “오랜만에 홈런이 나와 기분 좋았고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려 더욱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점점 타석에서 공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고 타격감이 돌아오고 있어서 앞으로 방망이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영웅은 또 “클래식시리즈 많은 관중들이 홈구장을 찾아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팬분들이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시는만큼 더 열심히 뛰어다니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박진만 감독은 “오늘 선발로 나온 김대호부터 불펜으로 올라온 선수들이 모두 잘 던졌고 1회부터 박병호, 이창용, 김영웅, 구자욱, 이재현 등 타선이 살아나면서 이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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