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내야수 김선빈이 입술 안쪽을 꿰맨 지 이틀 만에 선발 출전을 자청하는 책임감을 드러냈다.
KIA 이범호 감독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을 앞두고 이틀 전 큰 부상을 당한 김선빈의 선발 복귀 소식을 전했다.
김선빈은 18일 잠실 두산전 6회초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를 치고 1루로 뛰어가다가 1루 베이스 커버에 나선 2루수 박계범과 강하게 충돌했다. 안면부가 박계범의 오른쪽 어깨와 강하게 부딪치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진 상태로 상당한 고통을 호소했다. 곧바로 KIA 트레이너와 의료진이 김선빈을 향해 달려갔고, 김선빈은 입에 거즈를 문 상태에서 몸을 일으킨 뒤 경기장을 걸어서 빠져나갔다.
충돌 여파로 입술 안쪽이 찢어지면서 병원행이 불가피했다. KIA 관계자는 당시 “윗입술 안쪽이 찢어져서 서울아산병원으로 이동해 봉합술을 받을 예정이다. 워낙 강한 타박을 당해 X-레이를 통해 치아 및 턱도 체크할 계획이다”라고 비보를 전했다.
김선빈은 다행히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서 윗입술 안쪽 봉합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봉합은 깔끔히 마무리됐고, 추가 검진 결과 턱, 치아 등에도 이상 없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범호 감독은 “큰 부상이 아니라서 오늘 하루 정도만 쉬면 내일부터 괜찮을 거 같다”라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고, 시간이 흘러 선발 명단에 복귀했다.
이날 김선빈의 몸 상태를 묻자 이범호 감독은 “병원, 트레이닝파트, 김선빈 모두 괜찮다고 했다. 사실 오늘까지 조금 입술이 부어있는 거 같아 빼주려고 했는데 선수가 나간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선빈은 전날 경기 또한 대타 출전을 자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범호 감독은 “사실 김선빈이 어제도 몸이 괜찮다고 대타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타석 들어가서 팬들이 입술을 보면 조금 그러니 오늘은 쉬고 내일 되는지 안 되는지만 체크해 달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범호 감독은 그러면서 “(김)선빈이가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충분히 고마움을 느낀다. 이틀 전 번트도 보면 본인이 몸이 괜찮고, 뭔가 살아나갈 수 있다는 판단이 서서 그런 방법을 쓴 거 같은데 가장 중요한 건 다치지 않는 것이다. 안 다치는 선에서 플레이를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김선빈의 복귀로 KIA는 다시 박찬호-김선빈이라는 국가대표급 키스톤콤비를 구축하게 됐다. 이범호 감독은 “박찬호 김선빈이 나가면 변수가 적어진다. 머릿속에 있는 플랜대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어서 편안해진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KIA는 두산 선발 잭로그를 맞아 박찬호(유격수) 김선빈(2루수) 나성범(우익수) 패트릭 위즈덤(1루수) 최형우(지명타자) 이우성(좌익수) 변우혁(3루수) 김태군(포수) 최원준(중견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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