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31)가 24년 만에 팀의 선발 7연승을 이끌었다. 압도적인 투구로 역대급 외국인 투수라는 평가에 걸맞은 존재감을 뽐냈다.
폰세는 2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3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의 7-1 승리와 7연승을 이끌었다.
시즌 4승째를 거둔 폰세는 평균자책점도 2.81에서 2.31로 낮췄다. 탈삼진은 56개로 리그 전체 1위를 굳건히 했다. 이 부문 공동 2위인 롯데 박세웅, 키움 케니 로젠버그(이상 42개)와 격차를 14개로 크게 벌렸다.
지난 15일 문학 SSG전에서 7이닝 1피안타 3볼넷 12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거둔 폰세는 98구 투구 이후 4일 휴식으로 나섰지만 전혀 지친 기색 없이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한화 외국인 투수는 2018년 키버스 샘슨(11개·11개), 2021년 라이언 카펜터(10개·12개), 닉 킹험(10개·10개)가 있었지만 폰세처럼 2경기 연속 12개 이상은 없었다.
1회 시작부터 폰세의 출발이 깔끔했다. 박민우를 우익수 뜬공, 김주원을 헛스윙 삼진, 손아섭을 3루 땅볼 처리하며 1~3번 좌타자들을 공 11개로 끝냈다. 김주원은 4구째 바깥쪽 낮게 뚝 떨어지는 폰세의 체인지업에 배트가 헛돌았다.

2회에도 선두타자 김형준을 바깥쪽 높은 시속 155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고 시작했다. 포수 최재훈의 미트 반대 방향으로 갔지만 김형준의 배트가 따라나왔다. 이어 오영수의 빗맞은 투수 앞 땅볼을 맨손으로 잡아 1루 러닝 스로까지 연결, 빼어난 수비력까지 뽐냈다. 여세를 몰아 다음 타자 박한결도 143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연속 삼자범퇴.
3회에는 ‘KKK’ 이닝으로 포효했다. 한재환을 몸쪽 높은 시속 142km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 잡은 뒤 김휘집을 바깥쪽 낮은 시속 156km 직구로, 박시원을 몸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시속 155km 직구로 연이어 루킹 삼진 처리했다.
4회 첫 타자 박민우도 2루 땅볼 처리하며 10타자 연속 퍼펙트 행진을 이어간 폰세는 김주원에게 빗맞은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면서 첫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손아섭과 김형준을 각각 152km 156km 하이 패스트볼로 연속 헛스윙 삼진 아웃시키며 기세를 높였다.

5회에도 시작은 삼진이었다. 오영수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6구째 한가운데 시속 156km 직구로 헛스윙을 뺏어내며 힘으로 압도한 폰세는 다음 타자 박한결을 3구 삼진 처리했다. 초구 커터로 스트라이크, 2구째 커브로 헛스윙을 이끌어낸 뒤 3구째 커브로 루킹 삼진. 여세를 몰아 한재환도 7구 승부 끝에 시속 156km 몸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고 이날 경기 두 번째 ‘KKK’ 이닝을 만들었다.
최재훈이 5회 주루 중 우측 내전근 불편감으로 교체돼 6회 포수가 이재원으로 바뀌었지만 폰세 투구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휘집을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박시원과 박민우를 시속 155~156km 직구로 연이어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삼자범퇴했다.
7회에는 탈삼진이 없었지만 폰세의 수비력이 빛났다. 선두타자 김주원의 빗맞은 투수 앞 땅볼 타구를 또 맨손으로 잡아 1루 러닝스로로 아웃 처리했다. 이어 손아섭의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글러브 속에 쏙 들어가며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낸 폰세는 김형준을 좌익수 뜬공 아웃시키며 대환호 속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투구수 101개로 8회 이닝 시작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최고 시속 157km, 평균 154km 직구(50개) 중심으로 체인지업(23개), 슬라이더(16개), 커브(12개)를 던졌다. 13개의 탈삼진 중 직구를 결정구로 잡은 게 9개나 될 정도로 구위가 대단했다.
7회를 마친 뒤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를 향해 검지손가락을 하나 펴며 1이닝 더 던지겠다는 의사도 표시했던 폰세는 "승부욕이 남아있었고, 당연히 한 이닝 더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다음 시리즈를 대비해 우리 불펜을 아껴주고 싶었다"며 "매 경기 마운드에서 승부욕을 갖고 던진다. 그 부분에 있어 오늘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날 폰세의 승리로 한화는 7경기 연속 선발승으로 구단 최다 타이 기록을 세웠다. 지난 13일 대전 키움전 문동주부터 15~17일 문학 SSG전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18~19일 NC전 엄상백, 문동주에 이어 다시 폰세까지 7경기 연속 선발승. 2001년 4월7일 대전 SK전부터 4월14일 청주 해태전까지 조규수, 한용덕, 이상목, 조규수, 송진우, 한용덕, 박정진이 기록한 뒤 무려 24년 만이다.

이 기록에 대해서도 폰세는 "어메이징하다"며 "기록이 걸려 있다고 해서 특별히 더 의식하는 것은 없다. 매 경기 내가 선발로 나갈 때마다 경쟁력 있는 투구를 하고 싶을 뿐이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고 말했다.
시범경기부터 이렇다 할 적응기 없이 압도적인 모습을 쭉 유지하고 있는 폰세는 "나의 포수들 덕분이다. 포수들을 잘 만났다. 오늘도 최재훈부터 중간에 들어온 이재원까지, 포수들의 좋은 리드로 잘 던질 수 있었다"며 전담 포수인 최재훈에 대해선 "게임 플랜을 잘 짜서 공유하고 있다. 그가 내는 사인을 항상 100% 믿고 던진다"고 특별히 고마워했다.
최재훈도 “폰세는 완벽한 투수다. 외국인 중 최고이지 않을까 싶다. 삼진도 많이 잡지만 이닝을 많이 먹어준다. 덕분에 불펜도 부담을 덜고, 팀에 큰 플러스가 된다. 진짜 좋은 투수”라고 화답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