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52)와 비교됐다. 적장인 론 워싱턴 LA 에인절스 감독이 이정후를 이야기하며 이치로의 이름을 꺼냈다.
에인절스 경기를 전담 중계하는 방송사 ‘팬듀얼 스포츠 네트워크 웨스트’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프리뷰쇼에서 상대팀 선수인 이정후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남다른 관심을 표했다. 이정후는 지난 19일 에인절스전에서 기습 번트 안타 포함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3출루 활약을 하며 에인절스 중계진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2년 에인절스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통산 287홈런을 기록한 외야수 출신 분석가 개럿 앤더슨은 “이정후를 많이 보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본 그는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 줄 안다. 여기에 번트도 잘 대고, 반대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기도 한다. 젊은 선수인데 꽤 인상적인 모습이다. 확실히 손과 눈의 협응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계진은 경기 전 워싱턴 감독이 인터뷰에서 이정후를 언급한 영상을 띄웠다. 워싱턴 감독은 이정후에 대해 “젊은 이치로를 보는 것 같다. 배트로 공을 맞히는 감각이 뛰어나고, 타석에 들어서면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고 있다. 필드 전체를 활용할 수 있고, 타격만 잘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출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스윙을 할 줄 안다”고 칭찬했다.
이어 워싱턴 감독은 “이정후는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다. 중견수 수비도 뛰어나다. 어깨가 강하고, 스피드도 있다. 모든 것을 갖췄다”며 “이정후의 우상이 이치로라는 거도 안다. 이치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미래는 확실히 밝다”고 높은 잠재력을 인정했다.
![[사진] LA 에인절스 론 워싱턴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21/202504210202770880_68052b4adab23.jpg)
일본 출신 우투좌타 외야수 이치로는 지난 1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레전드다. 득표율 99.7%(394표 중 393표)로 만장일치에 가까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19시즌 통산 2653경기 3089안타 509도루를 기록한 이치로는 2001년 데뷔 첫 해부터 MVP·신인상을 동시 석권했고, 올스타 10회, 골드글러브 10회, 실버슬러거 3회, 타격왕 2회에 빛나는 커리어를 자랑한다.
이치로를 우상으로 삼는 이정후도 그의 등번호 51번을 프로 2년차 때부터 메이저리그에 와서도 달고 있다. 아시아 출신 우투좌타 외야수라는 공통점이 있고, 극강의 컨택 능력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닮은 구석이 있다. 이치로의 업적을 당장 따라갈 순 없지만 상대팀 감독 입을 통해 이렇게 비교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현재 이정후에 대한 현장의 시각이 어떠한지 알 수 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21/202504210202770880_68052b4b6fc9b.jpg)
통산 132승 투수 출신 해설가 마크 쿠비자도 “명예의 전당 선수와 비교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이정후가 잘하고 있다. 외야 수비와 어깨가 좋고, 야구 감각도 뛰어나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정말 솔리드한 선수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앤더슨도 “같은 왼손잡이에 등번호도 51번으로 같다. 이치로는 너무 큰 존재이지만 워싱턴 감독의 칭찬은 분명 좋은 말이고, 나 역시 그 의미를 알겠다”며 이정후에게 충분히 이치로가 연상된다고 동조했다.
20일까지 이정후는 시즌 20경기 타율 3할5푼5리(76타수 27안타) 3홈런 14타점 19득점 8볼넷 12삼진 3도루 출루율 .412 장타율 .632 OPS 1.043을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NL) 타율 3위, 안타·득점 4위, 장타율·OPS 5위, 출루율 9위로 샌프란시스코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지난 1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폭발하고, 양대리그 최다 2루타(10개)로 임팩트를 보여주면서 리그 안팎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21/202504210202770880_68052b4c1fb3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