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매거진 '하퍼스 바자' 코리아에서 지난 4월 16일 개봉한 영화 ‘야당’의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과 함께한 화보를 공개했다. 마약판의 브로커, 검사, 형사로 만난 극중 설정을 살려 거칠고 개성 있는 스타일링을 보여줬다.
‘야당’은 마약판의 브로커를 뜻하는 은어다. 마약 범죄 소재의 영화로서 ‘야당’만이 갖는 차별성에 대해 묻자 야당인 이강수 역을 맡은 강하늘은 “당연히 정치 이야기를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라는 점에서 첫인상이 아주 강렬했다. 마약을 하는 사람과 그를 잡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작품은 많았지만, 그 중간을 잇는 사람에 대해서는 떠오르는 캐릭터가 없지 않나. 이강수를 연기할 땐 마냥 믿음을 주는 인물도, 그렇다고 비호감도 아닌 톤을 유지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관계에 레이어가 많아진 덕에 흔히 볼 수 있는 마약 범죄 영화와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중앙지검 특수부를 노리는 야망 가득한 검사 구관희를 연기한 유해진은 “이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야당의 존재를 알게 됐다. 구관희는 큰소리 치는 법 없이 자신의 욕심을 아주 조용히, 묵직히 가져간다. 대체로 이런 사람일수록 야심의 크기가 더 큰 것 같다. 마약 범죄와 관련된 이야기이니 자극적이고, 쉽게 말해 컬러풀한 영화가 될 것 같아 나는 모노톤을 취해야겠다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답했다.
마약판에서 옥황상제라는 별명을 가진 형사 오상재를 연기한 박해준은 “별명이 ‘옥황상제’인 실존 마약 수사 경찰에게서 모티프를 얻었다. 마약 범죄를 전담하는 형사는 옷을 화려하게 입거나 귀고리 같은 액세서리를 하는 식으로 진짜 마약 판에 있는 사람처럼 하고 다니기도 하더라. 여느 형사 캐릭터와 다른 지점을 만들려면 그 부분을 파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개봉을 목전에 두고 이 작품에 걸고 있는 기대에 대해 묻자 유해진은 “간혹 연기를 하다 보면 서로 말은 못하지만 ‘저 배우는 이 장면을 왜 그렇게 해석했지?’ 갸우뚱할 때가 있다. 이번 작품은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모두가 같은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뜻이니 영화가 잘 만들어지겠구나, 했다. 우리 영화는 얽히고설킨 관계가 핵심이다. 어설프게 쫓다 보면 성글어지겠지만, 잘 그려진다면 아주 쫀득한 영화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끝으로 배우로서 건강하게 연기할 수 있는 각자의 방법에 대해 묻자 강하늘은 “아주 어렸을 땐 내가 창조적인 예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매 작품 미친 듯이 열과 성을 다하기 바빴는데 한 발짝 떨어져 보니 전혀 행복하지 않더라. 연기할 땐 고통만 있었다. 고통이 힘에 부칠 때쯤 연기를 정확하게 일로 생각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제는 딱 하루만 내다보고 그날을 재미있게 사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박해준 역시 “연기를 확실히 일로서 구분하는 게 몸과 정신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매일 오늘 하루 잘 사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도. 나는 결혼하고 나서야 그게 잘 됐다. 일단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있으니까 작품에 대해 깊게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 계획적으로 공간을 쓰는 것도 방법인 것”이라 답했다.
유해진은 “꽤 오랜 시간 아주 예민하게 작업을 했다. 촬영 전날에는 내일 찍을 장면을 두고 몇 가지 경우의 수를 가늠해 보느라 잠을 거의 못 잤다. 그런데 30대 후반, 거의 마흔쯤 돼서 번뜩 생각이 들더라. 배우로서의 삶도 중요하지만, 연기하지 않는 유해진의 삶도 똑같이 소중한 시간 아닌가 하고. 예전엔 현장 갈 때 세 가지 버전을 준비했다면, 요즘엔 하나만 준비하고 조금 열어둔다”고 답했다.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의 화보 및 인터뷰는 '하퍼스 바자' 5월호와 웹사이트를 통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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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진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