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꼴찌 수모까지 겪었던 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 그러나 ‘42세 해결사’ 최형우는 이를 크게 개의치 않았다. 슈퍼스타 김도영을 비롯해 부상자들이 하나둘씩 돌아오면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을 것이란 믿음이 확고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통합우승에 빛나는 KIA는 올해도 절대 1강을 유지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리그 6위로 처져 있다. 23경기를 치른 가운데 11승(12패)밖에 수확하지 못하며 승률이 5할이 채 되지 않는다. 물론 시즌 초반이라 2위 한화 이글스와 승차가 2경기에 불과하지만, 9위 NC 다이노스에도 2경기 차이로 쫓기고 있다. 모든 걸 다 떠나서 4월 중순 KIA의 6위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호랑이가 힘이 빠진 가장 큰 이유는 줄부상. 지난해 정규시즌 MVP를 거머쥔 김도영의 햄스트링 부상을 시작으로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한 차례 부상자명단에 다녀왔고, 국가대표 좌완 필승조 곽도규는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여기에 베테랑 김선빈마저 종아리 부상에서 돌아온 날 상대 야수와 충돌해 윗입술을 10바늘 꿰매는 악재를 겪었다. KIA가 3월 26일 이후로 한 달 가까이 5할 승률 아래에서 허덕이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KIA 베테랑 해결사 최형우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지난 주말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그 이유를 묻자 “팀 분위기가 진짜 안 좋았던 건 맞는데 난 그게 그렇게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난리가 났더라”라고 웃으며 “개인적으로 볼 때 현재 승패마진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LG 트윈스가 너무 잘하고 있지만, 2위와 승차는 별 차이가 안 난다. 큰 위기가 아니라고 혼자 생각했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KIA는 제법 길었던 방황을 끝내고 지난 15일 광주 KT 위즈전 1-0 신승을 기점으로 챔피언의 위용을 서서히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주 KT전과 잠실 두산전을 연달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5할 승률에 단 1승만이 남았다. 김도영이 여전히 빠져 있지만, 박찬호, 김선빈의 복귀로 타선이 짜임새를 갖췄고, 불펜은 전상현의 반등과 함께 최지민, 조상우,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 라인업이 구축됐다.
여기에 경기가 없는 21일 또 하나의 희소식이 전해졌다. 슈퍼스타 김도영이 병원 검진에서 마침내 회복 소견을 받은 것. KIA 관계자는 “김도영 선수가 21일 초음파 건진 결과 정상 훈련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라며 “김도영 선수는 22일 기술 훈련, 23일 퓨처스 경기 출전, 24일 라이브배팅 등을 소화한 뒤 1군 콜업 대기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최형우는 “지금 대체 선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물론 작년에 비해 타격 사이클이 조금 심한 기복을 보이긴 하는데 어차피 시즌 중에 겪어야하는 걸 미리 겪는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라며 “KIA가 지금 이 정도만 유지하면 나중에 부상 선수들이 다 돌아왔을 때 치고 올라가 잘될 거라고 본다”라고 챔피언의 반등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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