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 레스터 떠나는 바디, 다음 행선지는 '본인 인생과 꼭 닮은' 렉섬? '데드풀' 라이언 레이놀즈와 함께할까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4.25 16: 11

"슈퍼스타가 아닌, 그냥 '제이미 바디'였다."
"그는 동화 같은 축구 인생의 끝자락에 서 있다. 그리고 레스터 시티는, 한 사람의 작별로 한 시대의 끝을 맞는다."
레스터 시티는 이번 시즌 종료 후 바디와 결별한다. 지난 13년간 이 구단의 상징이었던 스트라이커, 제이미 바디(38). 영국 'BBC'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레스터 시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기억될 인물이 곧 킹 파워 스타디움을 떠난다"라고 보도했다.

바디의 이력은 전무후무하다. 2010년, 8부 리그 스톡스브리지 파크 스틸스에서 뛰던 그는 2012년 플리트우드 타운을 거쳐 이적료 100만 파운드(약 19억 원)에 레스터에 합류했다. 이후 13시즌 동안 496경기에서 198골을 터뜨리며 한 클럽에서만 살아 숨 쉰 레전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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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뒤인 2016년, 바디는 '5000분의 1'이라는 기적을 현실로 만들었다. 11경기 연속골로 당시 루드 반 니스텔루이가 보유하던 프리미어리그 연속 경기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고, 그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며 축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우승 서사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그해 유로 2016, 2018 월드컵에도 참가하며 잉글랜드 대표팀 일원으로 26경기 7골을 기록했다.
또한 바디는 2019-2020시즌, 만 33세의 나이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이는 역대 최고령 득점왕 기록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유럽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증명했다.
바디는 단순한 공격수 이상의 존재였다. 경기장 안팎에서 에너지를 불어넣는 인물이었다. 특히 팀이 어려움에 빠질 때, 레스터는 바디를 중심으로 뭉쳤고, 바디는 그런 순간마다 골로 응답했다. 강등을 피했던 2014-2015시즌 '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부터, 2023년 강등 이후에도 그는 2부리그에서 20골을 터뜨리며 레스터의 승격을 견인했다. 올 시즌에도 리그 7골을 넣으며 여전히 팀 내 최다 득점자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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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는 12월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서 레스터의 마지막 홈 리그 골을 기록했다. 이후 9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불명예 기록과 함께 팀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최하위권인 19위, 강등을 확정 지었다.
레스터 동료이자 10년 간 바디와 함께 뛰었던 마크 올브라이턴은 BBC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바디는 레스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다. 그가 이룬 모든 것은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다. 팬들에겐 너무 익숙한 존재였기에 그가 없는 팀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바디는 피치 위에서는 늘 직설적이고 상대를 자극하는 스타일이었지만, 라커룸에서는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었다. BBC에 따르면 올브라이턴은 "많은 신입 선수들이 바디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팀에 들어온다. 하지만 모두들 곧 알게 된다. 그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며, 가족을 사랑하고 단순한 삶을 즐긴다. 진심으로 모든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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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는 레스터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2015-2016시즌 우승 멤버였다. 그의 작별은 곧 하나의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BBC는 "감독 루드 반 니스텔루이는 22경기에서 17패를 기록하며 불안한 입지를 이어가고 있고, 바디 외에도 다니엘 아베르센, 대니 워드 등 핵심 선수들의 계약 종료가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레스터는 재정 측면에서도 프리미어리그 재정 지속 가능성 규정(PSR) 위반으로 EFL(잉글랜드풋볼리그)의 제재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EFL은 레스터가 챔피언십 소속이 되는 시점에 이 제재를 적용할 수 있다"라며 레스터의 좋지 않은 상황을 알렸다.
바디의 주급은 프리미어리그 시절 14만 파운드(약 2억 7천만 원)였고, 챔피언십에서는 약 10만 파운드(1억 9천만 원)로 줄어들 예정이었기에 바디의 작별은 구단의 재정적 부담 해소에도 직결된다.
BBC는 "그렇다면 제이미 바디는 어디로 향할까?"라며 의문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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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는 "이건 은퇴가 아니다. 나는 계속 골을 넣고 싶다. 레스터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뛰고 싶다. 나는 아직도 더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에 BBC는 "바디는 은퇴를 완전히 부인하며 차기 행선지를 타진 중이다. 하지만 그의 연봉 수준을 맞출 수 있는 챔피언십 팀은 거의 없다"라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웨일스의 '꿈의 구단'이자 영화 '데드풀'로 유명한 라이언 레이놀즈가 소유한 렉섬 AFC가 그의 차기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 내셔널리그에서 챔피언십 승격을 앞둔 렉섬의 스토리는 바디 본인의 인생사와도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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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국 MLS의 관심도 유력하다. BBC는 "샬럿 FC의 감독은 바디의 과거 레스터 감독이었던 딘 스미스이며, 동료였던 크리스티안 푸흐스도 코치로 함께하고 있다. 스미스는 지난해 여름 바디를 영입하려고 시도했고, 여전히 그의 재능을 탐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로의 이적설이 나오고 있지만, 바디는 다섯 자녀와의 삶을 고려해 가족 중심의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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