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떠나면 팀 떠나지만...토트넘 포스텍의 횡설수설, "우리는 돌 깨는 석공, 100번의 실패 해야 완성 된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4.26 21: 40

엔지 포스테코글루(60) 감독이 다시 한 번 자신을 정당화했다.
영국 '풋볼 런던'은 26일(한국시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말을 전했다. 그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선수 중 내가 부임 당시부터 함께한 이는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 로드리고 벤탄쿠르 단 셋뿐이었다. 이 정도면 리빌딩이 맞지 않겠나. 상당한 규모의 재건 작업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팀을 구축하면서 전례 없는 수준의 부상 악재까지 겹쳐 버텨내기 어려운 시즌이 됐다"면서도 "이 전략은 옳았다고 본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는 앞으로 몇 년간 토트넘의 미래를 밝히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5위를 기록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아쉽게 놓친 포스테코글루는,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놓고 막판까지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에게 쏟아지는 외부 평가는 '실패'라는 단어에 가까웠다. 이에 대해 그는 오히려 반문했다.
포스테코글루는 "왜 이번 시즌 5위를 두고는 다들 열광하면서, 우리가 지난 시즌 5위를 했을 때는 아무도 좋게 보지 않았을까. 지난해에도 똑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 성과를 낸 것인데, 왜 그건 실패로 치부됐는지 납득이 안 된다"라고 불평했다.
이어 "당시 나는 이기기 위해 경기를 했고, 일부는 그걸 비판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마치 5위를 위한 전쟁이라도 치르는 것처럼 호들갑이다. 이중 잣대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는 토트넘 선수단에 종종 전하는 문구 하나를 공개했다. 바로 '돌을 쪼는 사람의 신념(Stone cutter’s creed)'이었다. 그는 "돌을 쪼는 사람은 101번째 타격에 돌을 깨뜨리지만, 사람들은 그 마지막 한 방만 본다. 그 전에 수없이 내리친 100번의 타격은 아무도 보지 않는다. 내가 지금까지 시도해온 것들이 결국 그 100번의 타격인지, 아니면 헛질인지, 그건 시간이 지나야 안다."
이어 그는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그 '101번째' 한 방이 나올 수 있도록 계속해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뿐이다"라며 "겉으로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모든 변화는 쌓여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리그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현재 유로파리그 4강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포스테코글루는 여전히 '과도기'라는 단어로 현재를 설명했다.
그는 "올 시즌은 정말 내내 쫓기기만 한 느낌이다. 잘 풀리려다가도 초반 10분을 망치면 경기 전체가 흔들렸다. 어떤 건 우리의 실수였고, 어떤 건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리빌딩이란 게 원래 그런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유로파리그 4강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려 있고, 41년 만의 유럽 무대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목표도 가능하다. 우리가 이 시기를 잘 넘기면, 지난 몇 년간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최근 포스테코글루는 프랑크푸르트 원정 경기 이후 기자회견에서 "불행히도 나는 여기 더 오래 머무를 거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낳았다. 팬들을 향한 경고성 멘트로 받아들인 일부 여론이 있었으나, 그는 이를 일축했다.
그는 "그건 팬들을 향한 말이 절대 아니었다. 그냥 농담이었다. 기자들은 유머 감각이 없는 건가? 내 말의 맥락을 자꾸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내가 그런 말을 팬들에게 했다면 그게 말이 되겠나"라면서 "토트넘은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변화를 만들 수 없다. 내가 하려는 건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라며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어 "물론 모든 게 잘된 건 아니다. 어떤 건 처참하게 실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이 클럽을 바꾸기 위해선 그런 시행착오도 감수해야 한다. 지금은 그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라면서 "토트넘 팬들이 지금 원하는 건 감독 거취에 대한 소문이 아니라, 진짜로 뭔가를 이룰 수 있는 기회다. 우리에겐 그 기회가 있다. 그걸 붙잡기 위해 나와 선수단은 끝까지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은 유력하다. 지난 23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이미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불확실한 미래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포스테코글루는 유로파리그의 우승여부와 상관없이 정리된다. 토트넘은 후임 감독 후보를 추리고 있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이미 후임 감독을 물색하고 있다. 브렌트포드를 이끌고 있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풀럼의 마르코 실바가 가장 강력한 후보다. 토트넘은 이미 프랭크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말 그대로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대의 끝이 다가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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