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귀신' 끝까지 붙어 안 와주네...케인, 분데스 우승 결정전 못 뛴다→세리머니는 가능?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4.28 21: 00

해리 케인(31, 바이에른 뮌헨)이 다시 한 번 운명의 장난을 마주했다. 커리어 첫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 두고도, 정작 그는 그 순간을 그라운드에서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바이에른은 27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1라운드 1. FSV 마인츠 05와 맞대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리그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겼다. 리로이 자네, 마이클 올리세, 에릭 다이어가 나란히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지배했다.
이 승리로 바이에른은 승점 75점을 확보, 2위 바이어 04 레버쿠젠(승점 67)과의 격차를 8점으로 벌렸다. 이제 남은 3경기 중 단 한 경기만 승리하면 자력으로 통산 33번째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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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사적인 순간에 케인은 뛸 수 없다. 이날 경기 종료 직전 받은 경고로 인해 경고 누적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케인은 전반 종료 직전 요나탄 부르카르트와의 몸싸움 이후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시즌 다섯 번째 옐로 카드를 받았다.
분데스리가 규정상 시즌 중 경고 5회 누적 시 1경기 출장 정지가 내려진다. 공교롭게도 그 징계가 우승 확정이 걸린 다음 라운드 RB 라이프치히 원정과 겹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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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케인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독일 '스포르트1'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케인은 "납득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절대 경고를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며 "어떤 이들은 알리안츠 아레나에 와서 이름을 알리고 싶은 것 같다"라고 주심을 맡았던 바스티안 단커트 심판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케인은 "프리미어리그처럼 시즌 중반에 경고를 초기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라고 규정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케인은 이번 시즌 리그 29경기에서 24골 7도움을 기록하며 바이에른 공격을 이끌었다. 득점왕에 가까워진 활약에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라운드를 지킬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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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뮐러도 케인의 아쉬움에 공감했다. 뮐러는 "케인은 하프타임 때 엄청난 분노를 터뜨렸다. 심판을 탓하고 싶진 않지만 조금 더 섬세한 판정이 필요했다"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스포츠 디렉터 역시 "내 생각엔 파울조차 아니었다. 케인은 너무도 아쉬워했지만, 이것도 축구의 일부"라고 담담히 덧붙였다.
케인은 오랫동안 '무관의 아이콘'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토트넘 홋스퍼 시절 리그컵, 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쳤고,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유로 2020, 유로 2024에서 준우승의 고배를 들었다.
2023년 여름, 커리어 첫 트로피를 향한 갈망으로 8200만 파운드(약 1570억 원)라는 이적료를 기록하며 바이에른으로 이적했지만, 첫 시즌 팀은 리그 11연패를 놓치며 레버쿠젠에 밀려 2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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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바이에른은 리그 정상 등극을 앞뒀지만, 케인은 결정적인 장면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다. 마치 무관의 악령이 끝까지 그를 시험하는 듯한 상황이다.
다만 우승 세리머니에는 함께할 수 있다. 전통에 따라 바이에른은 시즌 마지막 홈경기(5월 11일 묀헨글라드바흐전) 후 트로피 수여식을 열 예정이며, 이 자리에는 징계를 마친 케인이 정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누구보다 우승을 간절히 기다려온 케인에게,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확정짓는 경기장에서 뛰지 못하는 아쉬움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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