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애물단지였던 그 선수가 아니다. 스콧 맥토미니(29, 나폴리)가 안토니오 콘테 감독 밑에서 펄펄 날아다니고 있다. 세리에 A 우승도 눈앞에 뒀다.
나폴리는 2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오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34라운드에서 토리노를 2-0으로 꺾었다.
이번 승리로 나폴리는 승점 74(22승 8무 4패)를 기록하며 리그 단독 선두가 됐다. 2위 인터 밀란(승점 71)과 격차는 3점으로 벌어졌다. 같은 라운드 AS 로마가 인터 밀란을 1-0으로 격파하며 발목을 잡아준 덕분이다.
우승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나폴리. 그 주역은 바로 맥토미니였다. 4-3-3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그는 경기 시작 7분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맥토미니는 골문 앞에서 영리하게 움직이면서 수비 사이로 빠져나갔고, 동료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맥토미니는 선제골에 이어 추가골까지 터트리며 나폴리에 승점 3점을 안겼다. 그는 전반 41분 수비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마무리하며 멀티골을 뽑아냈다. 최근 3경기 5골에 달하는 엄청난 득점력이다.


나폴리에서 말 그대로 환골탈태한 맥토미니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맨유를 떠나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는 3050만 유로(약 500억 원), 계약 기간은 4년이다. 지금은 경질된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이 공 다루는 능력이 걸출하지 않은 맥토미니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맥토미니는 콘테 감독의 지휘 아래 새로 태어났다. 그는 리그 30경기에서 11골 4도움을 터트리며 나폴리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나폴리에서 그보다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12골) 단 한 명뿐이다.
맨유 시절에도 돋보였던 득점 본능을 제대로 꽃피운 맥토미니.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그의 활약에 열광 중이다. '코리엘레 델로 스포르트'는 맥토미니를 올 시즌 세리에 A 최고의 영입으로 뽑았고, 나폴리 팬들도 그를 姑 디에고 마라도나에 빗대 '맥마라도나'와 '맥터미네이터'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최근엔 맥토미니를 보고 새로운 교황이 등장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나폴리도 승승장구 중이다. 나폴리는 맥토니미를 앞세워 김민재가 있던 2022-2023시즌 이후 2년 만에 리그 우승 기회를 잡았다. 맥토미니 역시 커리어 첫 리그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맥토미니를 내친 맨유는 리그 중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다. 텐 하흐 감독은 이미 경질됐고, 후벵 아모림 감독이 새로 왔으나 순위는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14위에 불과하다.
특히 맨유는 리그 34경기에서 39골을 넣는 데 그치며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맥토미니의 이적료 두 배(6000만 유로·약 983억 원) 를 주고 영입한 마누엘 우가르테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가르테 역시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은 뛰어나지만, 패스와 탈압박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기에 맥토미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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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풋몹, 433, 맥토미니, 세리에 A, 골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