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의 한 수, 친형이 옆에 없었더라면…특급 마무리 김서현도 없었다, 첫 실패 바로 극복한 숨은 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4.29 07: 42

가족만큼 든든한 존재는 없다. 친형이 불펜 포수로 함께하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마무리투수 김서현(21)에겐 김지현(27) 씨가 더없이 든든한 존재다. 
김서현은 지난 25일 대전 KT전에서 시즌 첫 실점과 함께 패전을 안았다. 1-1 동점 상황에서 올라와 볼넷 2개로 주자를 쌓은 뒤 멜 로하스 주니어에 결승 적시타를 맞았다. 13경기 11⅔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 깨지며 패전까지 안았다. 마무리투수로서의 첫 실패. 중간 셋업맨으로 무너질 때보다 충격이 컸다. 
김서현은 양상문 투수코치뿐만 아니라 같은 팀 불펜 포수인 친형 김지현 씨에게도 상담을 요청했다. 지난해 SSG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했으나 1년 만에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김지현 씨는 올해부터 한화 불펜 포수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시즌 후 불펜 포수 충원이 필요했던 한화는 김지현 씨에게 스태프 자리를 제안했다. 김지현 씨가 쓰던 등번호 44번을 올해부터 새로 달 만큼 형을 좋아하는 김서현의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 부분이 있었다. 

한화 김서현. 2025.03.29 / dreamer@osen.co.kr

한화 김서현과 친형인 불펜 포수 김지현 씨. /한화 이글스 제공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지현 씨는 김서현을 포함해 한화 투수들의 공을 받으며 1군에서 함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서현은 시즌 초반에도 “형이 제 컨디션이나 안 되는 부분을 잘 알려준다. 경기 전부터 그걸 미리 생각하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형의 도움이 크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는데 마무리로서 첫 실패를 경험한 뒤에도 형에게 위로와 조언을 받았다. 
바로 다음날인 26일 KT전에서 김서현은 2-1로 앞선 9회 등판,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막고 하루 만에 세이브로 충격을 극복했다. 시즌 7세이브째를 거둔 김서현은 여전히 0점대(0.66)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이다. 13⅔이닝 11탈삼진. 
한화 김서현. 2025.03.29 / dreamer@osen.co.kr
경기 후 김서현은 “선배님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려운 점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지만 친형은 저를 오랫동안 봐왔다. 피드백을 빠르게 구할 수 있고, 안 좋은 것을 금방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성장 과정을 지켜본 형이라서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아무래도 가족이기 때문에 속을 터놓고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한화가 지난겨울 김지현 씨를 불펜 포수로 데려오면서 기대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김서현의 멘탈 관리였다. 
마무리로 자리를 잡아가는 동생의 모습이 형도 그저 뿌듯하기만 하다. 김지현 씨는 “동생이 잘하고 있어서 너무 좋다. 좋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면서 “제가 도움을 주는 것은 크지 않다.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 간단하게 제가 느낀 것을 몇 가지만 얘기하는 정도다. 서현이가 먼저 물어보기도 하고, 대화를 많이 하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선수 출신으로 불펜에서 늘 김서현의 공을 받는 김지현 씨는 “벗어나는 공이 많이 없어졌고, 제구에 안정감이 생겼다”며 “서현이가 아프지 않고 이대로만 해줬으면 좋겠다. 저도 올해 한화에 새로 왔는데 동생이랑 같이 가을야구를 나가는 게 목표”라고 기대했다. 
한화 불펜 포수 김지현. /한화 이글스 제공
친형의 도움 속에 멘탈도 꽉 잡은 김서현의 책임감을 김경문 한화 감독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첫 실점과 패전을 당한 다음날, 김서현은 몸살 기운이 있었다. 안 그래도 그 전날 감기 기운이 살짝 있었는데 경기 결과마저 좋지 않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김서현은 이를 티내지 않은 채 경기를 준비했고, 삼자범퇴 세이브를 따냈다. 
김경문 감독은 “서현이가 몸살기가 있었다는데 나한테는 보고가 안 왔다”며 “그동안 잘 던진 젊은 친구가 한 번 그르쳤는데 그런 책임감을 가졌다. 그래서 마무리가 참 힘들다. (마무리로서) 지는 경험을 안 해봤으니 스스로 자책도 많이 한 것 같았는데 잘 이겨냈다”고 칭찬했다. 
김서현은 “(25일 경기 후) 솔직히 설명이 힘들 정도로 힘들었다. 마무리를 맡고 나서 처음으로 패전이 된 거라 더 컸지만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어주신 덕분에 다시 막을 수 있었다”며 “감독님과 선배님들 말씀대로 이런 경험이 제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더 노력할 수 있는 발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무실점 행진이 깨진 것에 대해서도 그는 “의식하지 않고 있다. 운동 선수가 개인 성적만 신경쓰면 안 된다. 경기를 지켜내는 것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이브를 거둔 한화 김서현이 김경문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3.29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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