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한그루, 결혼 후 ‘경력단절’ 10년..“‘누가 날 써줄까’ 두려웠다” 심경(신데렐라 게임)[인터뷰②]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5.04.29 17: 40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한그루가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생긴 10년의 공백기 당시 막막했던 심경을 털어놨다.
최근 한그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KBS2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데렐라 게임’은 원수에 의해 가짜 딸로 이용당해 복수의 화신이 된 여자가 진정한 복수의 의미를 깨달으며 성장, 치유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한그루는 작중 생활력, 책임감 가득한 열혈 처녀 가장 구하나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앞서 한그루는 지난 2015년, 9살 연상의 일반인 사업가와 비공개로 결혼해 2017년 쌍둥이 남매를 출산했지만 2022년 9월 이혼을 발표했다. 당시 2014년 tvN 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 이후 2015년 ‘슈퍼대디 열’ 특별출연을 끝으로 연예계에서 모습을 감춘 채 육아에 전념했던 그는 이혼과 동시에 연예계 복귀를 선언했던 바. 이후 지난해 방송된 ENA 드라마 ‘야한(夜限) 사진관’을 통해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이에 그는 10년간의 공백기 기간동안의 생활을 묻자 “애들을 키우는데 혼신을 다해서 모든 걸 쏟았다. 아이들은 엄마가 없으면 안 된다는 집착이 너무 강해서 혼자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 그렇게 육아를 시작하다 보니 놓지 못하더라. ‘내가 안 먹이면 안 돼’ 이런 강박에 잡혔다. 그러다가 이혼을 하면서는 어쨌든 저도 일을 해야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지 않나.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저도 경험이 없으니까 또 돌아가면 이거(연기)밖에 없더라. ‘이제라도 누가 나를 써줄까?’, ‘내가 생각해봐도 나를 안 쓸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크게 들어서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더군다나 1992년생인 한그루의 나이는 만32세지만, 이른 나이에 결혼과 출산, 이혼까지 겪은 상황. 그는 스스로에 대해 “애매해졌다. 사실 나이는 엄청 많은 게 아닌데 결혼하고 애를 낳고 이혼을 한 사람이지 않나. 상대방의 나이가 많아도 내가 더 나이가 많은 느낌이라 캐스팅하는 분 입장에서도 어떤 역할로 써줄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다”고 걱정을 전했다.
이어 “감사하게도 송현욱 감독님이 ‘연애 말고 결혼’ 후에 쉴 때마다 연락을 주셨다. 사실 저도 쉴 때 작품 보고 너무 재밌으면 감독님이나 아는 분에게 문자를 보낼 수 있는건데, 그렇게 하면 부담을 주는 느낌이 들지 않나. 부탁하는 것처럼 느껴질까봐 아무한테도 연락을 안 했다. 근데 송현욱 감독님은 항상 연락 주셔서 안부 묻고, 작품 할 때마다 ‘이거 해볼래?’ 물어봐 주셨다. 그러다가 복귀 하고 싶다는 말에 ‘야한 사진관’을 주신 거다. 감독님이 ‘이런 역할 인데 해볼래?’라고 하셔서 ‘네 무조건 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그게 시작이 돼서 진짜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한그루는 자신의 입장 탓에 떨어졌던 자신감을 다시 찾을 수 있었던 계기를 묻자 “주변에 일하면서 친해진 언니들 중에서도 결혼하고 애 낳고 이혼하고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언니들이 항상 주인공을 하다가 엄마 역할을 했던 경험을 많이 이야기 해줬다. 좋으면서도 속상하고, 잘해야 하는데 잘할 수 있을까 부담도 된다고 했는데, 일을 시작하니 그게 뭔지 너무 이해 가더라”라고 떠올렸다.
이어 “제가 ‘어떤 역할이든 주세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또래 배우들은 점점 올라가고 활약할 때지 않나. 저는 가는 방향이 조금 다르다. 그 친구들이 조금은 나중에 하고 싶어 하는 역할을 지금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도 많아진다. 어떤 작품이든 주어진 역할만 있으면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할 수 있겠더라. 예전에는 미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름대로 혼자서, 또 회사랑 작품 보고 ‘이건 이래서 이렇고 저래서 저렇고’ 얘기했는데 지금은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재밌고, 더 많은 대본을 보게 된다. 역할도 다양하다. 그때는 이렇게 많은 대본을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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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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