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양지율(27)이 롯데 자이언츠 전민재(26)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전했다.
전민재는 지난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출장해 3타수 2안타 1사구를 기록했다. 멀티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머리에 공을 맞는 아찔한 사고를 당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롯데가 6-1로 앞선 7회초 1사 1, 2루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전민재는 구원투수 양지율을 상대했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양지율의 시속 140km 투심이 머리쪽으로 높게 날아갔고 전민재의 헬멧을 강타했다. 자칫 전민재의 얼굴에 곧바로 맞을 수도 있는 위험한 코스로 공이 들어갔다. 다행히 공이 얼굴을 직격하지는 않았지만 전민재는 공에 맞은 충격으로 인해 쓰러졌다. 결국 앰뷸런스가 그라운드로 들어왔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롯데는 30일 전민재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전민재는 지난 29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CT, X-ray 검사 진행했다. 골절 소견 없음으로 결과 받았고, 가벼운 찰과상이 있는 상태다. 이어서 30일 국립중앙의료원 안과 외상 전문의에 진료 및 검사 받았다. 각막, 망막에는 이상 없으며, 우측 안구 전방내출혈이 있어 약 7일간 안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민재의 부상은 양 팀 모두가 안타까워 했다. 올 시즌 30경기 타율 3할8푼7리(93타수 36안타) 1홈런 10타점 14득점 1도루 OPS .925로 맹타를 휘두르며 리그 타율 1위, 최다안타 공동 3위, 출루율 5위, OPS 7위 등 각종 주요지표에서 상위권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우리 팀 선수 뿐만 아니라 9개 구단 선수 모두 겨울 동안 정말 노력을 많이 하고 열심히 준비했다. 이제 주전 기회를 잡아 잘하고 있는데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한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면서 “좋은 활약을 하다가 부상을 당해서 정말 안타깝다. 전민재 선수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키움은 전민재를 맞춘 양지율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의도치 않게 양지율을 맞추면서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은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홍원기 감독은 “양지율도 어제 그 사구 이후에 많이 힘들어 했다. 당분간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게 힘들지 않을까 싶어서 엔트리에서 제외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 김태형 감독 역시 “아무래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보니 선수들 모두 놀랐던 것 같다. 우리도 그렇고 키움도 그렇다. 양 팀 모두가 똑같은 마음이다. 양지율도 힘들 것”이라며 양 팀 선수들을 모두 걱정했다.

양지율은 전민재를 맞춘 직후 전민재에게 사과를 하기 위해 다가갔지만 워낙 상황이 급박하고 의료진이 조치를 취하고 있어 제대로 사과를 할 수 없었다. 양지율이 전민재의 다리에 손을 올리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지만 전민재는 사과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경기가 끝난 뒤 키움은 선수단 주장 송성문이 롯데 선수단 주장 전준우에게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전준우 역시 괜찮다는 답을 했다. 양지율도 개인적으로 전민재에게 연락을 해 사과를 했다. 전화를 했지만 전민재가 받지 않아 문자 메시지를 남겼고 이후 전민재와 연락이 닿아 사과를 할 수 있었다. 전민재도 야구를 하다보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사과를 받았다.
롯데 팬들은 불의의 부상을 당했지만 흔쾌히 사과를 받아준 전민재가 건강하게 돌아와 좋은 활약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