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 ‘대운’이 따르는 듯하다. 내심 기대했던 비가 좋은 타이밍에 내렸다.
한화는 1일 오후 6시30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 트윈스와의 홈경기가 오후 4시30분부로 우천 취소됐다.
정오부터 대전 지역에 예보대로 비가 내렸고, 내야에 대형 방수포를 깔았지만 적잖은 강수량으로 인해 빠르게 취소 결정이 났다. 저녁에도 비 예보가 또 있고, 그라운드 정비에도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을 고려했다.
지난달 22일 사직 롯데전에 이어 한화의 시즌 두 번째 우천 취소. 창원NC파크 사망 사고로 인한 추모로 취소된 지난 1일 대전 롯데전까지 포함하면 한화의 3번째 취소 경기다.
앞서 LG전 2경기 모두 이기며 4연승을 달리고 있는 한화로선 경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연승 팀이면 비가 아쉬울 수 있지만 현재 팀 상황을 보면 비로 한 번 쉬어주는 것이 더 좋다.
먼저 불펜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최근 7경기에서 1점차 4경기, 2점차 2경기, 3점차 1경기로 전부 타이트한 승부를 하면서 불펜에 조금씩 부담이 쌓이기 시작했다. 셋업맨 한승혁은 최근 6일간 5경기 모두 등판했다.
마무리 김서현도 29~30일 LG전에 한승혁과 함께 나란히 연투를 소화했다. 두 투수 모두 1일 LG전은 등판조에서 빠져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았다. 필승조 2명 빼고 경기하는 게 부담스러웠을 한화로선 이날 비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선발투수들도 하루씩 더 휴식을 갖게 됐다. 오는 5일 어린이날이 월요일이라 지난달 29일부터 공포의 9연전이 편성됐는데 한화는 중간에 대체 선발을 하루 쓰는 것보다 기존 5명의 선발들을 그대로 쓰는 것에 무게를 뒀다.
지난달 22일 롯데전 우천 취소로 선발들이 하루씩 더 쉬면서 9연전도 5명을 정상 가동할 수 있는 힘을 비축했다. 다만 라이언 와이스가 3경기 연속으로 100구 이상 던졌고, 38세 류현진의 나이를 감안하면 4일 휴식 등판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날 우천 취소로 9연전을 피하며 선발들의 등판 간격에도 여유가 생겼다. 9연전 정상 진행시 4일 광주 KIA전 와이스, 5~7일 대전 삼성전 류현진, 엄상백, 문동주가 차례로 4일 휴식 등판을 해야 했다. 하지만 비 덕분에 엄상백만 7일 삼성전에 4일 휴식으로 나서고, 나머지 4명은 5~6일 휴식을 갖게 된 것도 긍정적이다.

한화는 지난달 19일 대전 NC전을 7-2 강우 콜드게임으로 승리하며 하늘의 도움을 받은 바 있다. 당시 5회초 정식 경기가 성립되지마자 폭우가 쏟아져 경기가 그대로 끝난 바 있다. 이날도 마운드에 숨통이 트일 수 있는 비가 오며 안정적인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최근 4연패로 기세가 꺾인 1위 LG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비다. 개막 22경기 18승4패 승률 8할대(.818)로 무섭게 질주했던 LG는 최근 9경기에서 2승7패로 주춤하고 있다. 최근 4연패 기간 총 10득점에서 타격 사이클이 떨어진 상황에서 비로 한 번 쉬어가며 안 좋은 흐름을 한 번 끊어간다.
이날은 이동일이라 더욱 반가운 우천 취소였다. 한화는 광주로 넘어가 2일부터 KIA를 상대로 주말 3연전을 갖는다. 잠실 홈으로 돌아가는 LG는 SSG와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